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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사랑 이야기 - 그 사람의 결혼식 [서영은 님 노래]

by 행복을찾아@ 2021.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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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인데 너무일찍 눈이 떠진다 했습니다.
잠을 자지 않은 것처럼 머리가 무겁습니다.

 

달력을 봅니다.
오늘이 그사람 결혼식이 있는 날인 걸

한 번 더 확인합니다.

 

확인하고 바보같은 나 욕실로 향합니다.
머리를 감고 세수를 하고 양치도 합니다.

 

유령처럼 그렇게 나는 소리없이 움직이면서
그사람 결혼식에 갈 준비를 합니다.

 

화장을 합니다.
마음은 급한데 화장은 자꾸만 늦어집니다.

 

화운데이션을 바르고 나면 눈물이 흐르고
닦고 또 바르고나면 흐르고...

 

근근히 참고 화운데이션을 다 바릅니다.
마스카라를 칠하는데 또 눈물이 흐릅니다.

 

검은 눈물이 온통 얼굴을 뒤덮습니다.
물티슈로 얼굴을 다시 닦아냅니다.
입술을 깨물고 다시 화장을 합니다

 

화장을 하면서 바보같은 나

그 사람이 화장하지않은
내 모습을 좋아하던 것을 기억해 냅니다.

 

화장하지 말고 갈까하는
정말 바보같은 생각을 하면서 화장을 합니다.

 

화장이 끝났습니다
머리도 다 말렸습니다.

 

이제 옷을 입어야 하는데 바보같은나
옷장앞에서 한참을 머뭇거립니다.

 

작년여름에 그 사람이 사주었던
까만 투피스가 자꾸만 눈에 들어옵니다.

 

지금은 가을인데 정말 바보같은 나

자꾸만 그옷이 입고 싶습니다.

 

한참을 망설이다

하얀 원피스를 입습니다.

 

이제 결혼식장에 가야하는데.
신발장 앞에서 또 머뭇거립니다.

 

구두를 신고 얼른 나가야
그 사람의 결혼식을

처음부터 지켜볼수 있는데...

 

바보같은 나

선뜻 구두를 신지 못합니다.

 

그사람이 투피스와 함께 사주었던
까만 구두때문에 바보같이 또 망설입니다.

 

바보같은 나

그사람이 사준 구두를 신지 못하고

그렇게 집을 나섭니다.

 

너무나 따스한 햇빛때문에

자꾸만 고개가 수그러듭니다.

 

택시를 잡아타고 그사람이 있는

결혼식장으로 향합니다.

 

우리집에서 거리가 꽤 되는데

너무나 빨리 도착합니다.

 

일요일인데 길도 막히지 않았나 봅니다.

 

예식장앞에서 바보같은 나

또 한참을 서성입니다.

 

심호흡을 몇 번했는지

이제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그렇게 서성이던 나
갑자기 나타난 친구들에 떠밀려

식장으로 들어갑니다.

 

저 멀리서 그사람이 입구에 서서

손님들한테 인사를 하고 있습니다.

 

저사람 바보인가 봅니다.

 

오늘 자기와 결혼하는 사람은 내가 아닌데
아마 나와 결혼하는줄 알고 있나봅니다.

 

어쩜 저렇게 늠름한 모습으로
특유의 사람좋은 웃음을 짓고 있을수가 있는지.

 

나와 눈이 마주칩니다.
그래도 저 바보같은 사람 웃습니다.

 

아마 내가 입고있는 흰 원피스가

웨딩드레스인지 아는가 봅니다.

 

더 바보같은 나

웨딩드레스가 아니란 걸 보여주려고
그사람에게 다가갑니다.

 

인사를 하는데도 바보같은 이사람 웃습니다.

드레스가 아닌 원피스를 보고도 웃습니다.

 

더 바보같은 나

같이 웃음주고 받고나서
식장으로 들어가서 앉아서

결혼식이 시작하길 기다립니다.

 

아무말도 들리지 않고

뭐가 어떻게 되는지도 모르고
친구들의 수다도 들리지 않습니다.

 

그사람이

예식장안으로 들어옵니다.

 

날 데리러 오는줄 알고

바보 같은 나 놀라서 멍하니 바라봅니다.

 

근데 저사람 앞으로만 행진합니다.

 

그리곤 하얀 단상앞에서

뒤를 돌아보고 서있네요.

 

누군가를 기다리나 봅니다.

 

신부가 등장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참 이쁩니다.

 

어쩜 저렇게 이쁠수가있는지.

 

바보 같은 나

다른사람과 같이 박수를보냅니다.

 

마음속으로 그녀에게

텔레파시를 보냅니다.

 

저사람은 매운 거 못먹어요.

 

저사람은 술먹는다고

잔소리 하는거 싫어해요.

 

저 사람은 우울할 때 오버해서

애교떨어 주면 금방 풀려요.

 

그래도 우울할 땐

아무말 없이 안아주는걸 좋아해요.

 

바보같은 텔레파시를 보내며

박수를 칩니다.

 

그녀가 그사람의 손을 잡고

단상으로 걸어갑니다.

 

주례선생이 뭐라고하시는지 안들립니다.

 

신부화장이 짙다는 친구들의 수다도
자꾸만 귓가를 흘러가기만 합니다.

 

그사람 그녀에게 반지를 끼워주고

그녀를 바라보며 웃네요.

 

정말 저 사람 바보인가 봅니다.
너무떨려서 그녀가 저인줄 아는가 봅니다.

 

한참을 주례선생님이

두 사람에게 이야기를 합니다.

 

두 사람 말 잘듣는 학생처럼 다소곳이
그렇게 이야기를 듣고있습니다.

 

그사람의 부모님 그녀가 이쁜지
자꾸만 그녀만 쳐다보며 웃습니다.

 

한 번도 나한텐 웃어준적 없는 분들이라
웃을줄 모르시는줄 알았더니

참 잘 웃으시는 분들이네요.

 

주례선생님의 이야기가 끝났나 봅니다.
갑자기 두 사람이 저를 향해 돌아섭니다.

 

차마 그사람의 웃는 얼굴을
더 이상 볼수없는 나

고개를 숙여버립니다.

 

옆에 친구들이 웅성거립니다.

 

바보 같은 나

고개를 들어 그사람을 봅니다.

 

저사람 울고있네요.

 

옆에 그녀는

너무 이쁜 미소를 짓고 있는데...


도망가서 우리끼리 살자고

나에게 애원할때도 울지않던 사람인데

 

내가 아파서 입원했을 때도

웃으면서 얼른 낫자고 하던 사람인데


그저께 밤까지만 해도 나에게 찾아와서
씩씩하게 잘지내라고

웃으면서 작별인사 하던 사람인데

 

갑자기 저 사람이

왜 바보처럼 저러는건지

너무 화가 납니다.

 

가서 눈물을 닦아주고 싶은데
바보 같은 나

바보처럼 우는 그사람을 두고

예식장을 나와버립니다.

 

하느님은 바보입니다

 

바보는 바보랑 함께 있어야하는데.
하느님은 저만 바보인줄 아셨나봅니다.

 

알고보면 저 사람도 나처럼 엄청난 바본데.
하느님은 그걸 모르셨나 봅니다.

 

이제 저사람도 바보란 걸 하느님이 아셨으니까
저에게 보내주실까요?

 

기다릴 수 있는 이유가 생겨서

그래도 나는 행복합니다.

 



자꾸만 술잔을 기울입니다.

오늘따라 술을 권하는 친구들이 고맙습니다.

 

술잔이라도 붙잡고 있지 않으면
내 손이 전화기를 잡고

그녀의 전화번호를 누를까봐
바쁘게 손을 움직입니다.

 

술잔이 눈물을 흘립니다.
술이 취하긴 취했나 봅니다.

술잔이 울다니..

 

그녀가 말한 건

항상 이렇게 맞아 떨어집니다.

 

난 정말 엉뚱한 놈입니다.

 

이런 엉뚱한 놈을 사랑한 그녀는

더 엉뚱한 여자입니다

 

한 녀석이 내술잔을 빼앗아 갑니다.

 

"몇 시간 후면 결혼할 놈이 그만 마셔."

 

몇 시간 후면 난 결혼을 합니다.

 

엉뚱한 날 사랑한

엉뚱한 그녀가 아닌

너무나 참하고 논리정연하고 단정한

여자와 난 결혼을 합니다.

 

손에 힘이 빠집니다.
이대로 온 몸에 힘이 빠졌으면 좋겠습니다.

 

눈이 떠졌습니다.
그래도 결혼식이라고

누가 깨우지 않았는데도 눈이 떠집니다.

 

대충 세수만하고 예식장으로 향합니다.

 

밥이라도 한 술 뜨라고 붙잡는 어머니가

오늘은 너무나 야속합니다.

 

오늘이 내 결혼식이 맞긴 맞는 걸까요?

거리는 너무나 한산합니다.
평소와 아무것 다른것이 없습니다.

 

룸밀러에서 포도송이가

고개를 갸우뚱거립니다.

 

유난히 손이 크던 그녀가

머리카락 같은 바늘을 들고
며칠을 씨름해서 놓아준

십자수속의 포도송이가
유난히 탐스럽다고 생각하다가 웃고맙니다.

 

바늘을 자꾸만 놓치던

그녀의 엉성한 손놀림이 생각이나서
나도 모르게 웃고 맙니다

난 정말 엉뚱한 놈입니다.

 

예식장 앞도 한산합니다.
오늘이 일요일이 아닌게 아닐까요.

 

혹시 내가 술에 취해서

월요일까지 자버린 건 아닐까요.
그랬으면 난 정말 멋진놈입니다.

 

이대로 출근을 해도 괜찮을꺼 같다고 생각하며
그래도 확인해보려고 예식장안으로 향합니다.
아무도 없으면 정말 월요일인겁니다.

 

그럼 난 우선 해장국집에 가서 해장국을 먹고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출근을 할겁니다.

 

괜히 확인을 했나 봅니다.
예식장직원이 눈웃음으로 날 맞이합니다.
직원이 이끄는대로 들어갑니다.

 

날 앉혀두고 내 얼굴에

무언가를 자꾸 바르고 두드립니다.

 

직원이 뭐라고 자꾸만 말을 시키는데
귓속에서 웅웅거리기만 할뿐

무슨말인지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거울속의 나

기생오라비처럼 새하얀 얼굴입니다.

 

까무잡잡한 내 얼굴이 매력적이라고 말하던
그녀의 조그마한 입술이 갑자기 떠오릅니다.

 

직원들이 날 둘러싸고 머리를 만지고

얼굴을 두드리고 답답합니다.

 

그녀였다면 이런 건 못하게 했을텐데.
손놀림들이 느려지는가 했더니

이젠 턱시도를 건넵니다.
이것도 입어야 한답니다.

 

아무런 말이 하기싫어서 그냥 입어버립니다.
거울을 보여줍니다.

 

거울속의 저사람.
어디 아픈사람인가 봅니다.
창백하니 참 불쌍해 보이네요.

 

얼만큼 시간이 흘렀나 봅니다.
사람들이 차츰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제 좀 있음 결혼식 시작이랍니다.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라고 하네요.
또 답답해진 나 화장실로 향합니다.

 

담배를 태우려는데 화장실 창밖으로
예식장앞에 서있는 그녀가 보입니다.

 

거기서 뭐하는지

죄인처럼 고개를 숙이고

땅만 쳐다보고 서있네요.

 

분명 심호흡을 하고있을겁니다.
긴장만되면 크게 심호흡을 하는게 버릇이거든요.

 

얼마나 마음졸이고 왔을지

갑자기 가슴이 떨립니다.
돌아가라고 마음속으로 외쳐봅니다.

 

친구들은 역시 도움이 안됩니다.
건드리기만해도 넘어질것 같은 저여자를
밀치면서 데리고 들어오네요.
그것도 웃으면서 말입니다.

 

얼른 담배를 끕니다.
손을 씻고 담배냄새가 나는지 확인해봅니다.
그녀는 담배냄새를 싫어하거든요.

 

나가서 부모님 옆에 서서
그녀가 들어오길 기다리며 손님을 맞습니다.

 

저 멀리서 그녀가 보이네요.
저 여자 어젯밤에 울었나봅니다.
눈동자가 빨갛네요.
양쪽볼도 약간 부었네요.

 

흰 원피스가

좀 더 길었음 좋겠습니다.

 

저여가 덜렁거려서

짧은치마는 입으면 안되는데..

 

그녀가 절보고 있네요.
이 상황이 너무나 어이없어서 웃음이 납니다.


저여자 어이없어 웃는 날 보고

기가 막힌가 봅니다.
저를 마주보며 웃습니다.

 

예식장안으로 들어가는 뒷모습이

불안해 보이네요.

 

저보고 예식장안으로 들어가라고 하네요.
떨립니다.


수많은 사람 속에 앉아있을 그녀를
제가 찾아낼까봐 떨려서

앞만 쳐다보고 걸어 갑니다.


전 엉뚱하게 시력만 좋은 놈입니다.
뒤로 돌아서는데

저여자가 제일 먼저 보이네요.

 

저랑 결혼할 여자가 걸어옵니다.
자기 아버지 손을 잡고 뭐가좋은지
미소를 가득 머금고 걸어오네요.

 

그녀가 저 여자 옆에 있는

아버지가 부러울까봐 겁이납니다.
아버지란 걸 가져본적이 없는 그녀...
부러워서 울어버릴까 겁이납니다.

 

웃어봅니다.
내가웃으면 그녀도 따라서 웃거든요.
결혼식이 끝날때까지 웃어야 합니다.

 

그래야 그녀도

웃으면서 절 보낼 수 있겠죠.
그래야 그녀가 사람들 앞에서

눈물 보일 일이 없겠죠.

 

자꾸만 눈은 그녀를 향하는데
주례선생님을 보고 서있으라고 합니다.

 

주례선생님이 열심히 저한테 설교를 합니다.

주례선생님은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결혼해도 잘 살 것 같습니다.

 

결혼에 대해서

저렇게 잘 알고 자신있으니 말입니다.
결혼을 수십 번은 해 본 사람 같습니다.

 

신부에게 반지를 끼워주라고 하네요.
반지를 끼워주다가 주저앉아 버리고 싶습니다.
손가락이 너무나 가늘고 이쁘네요.

 

마디가 굵고 거칠던

그녀의 손가락이 생각이 나서
주저앉아 울어 버리고 싶습니다.

 

행여나 그녀가 신부의 손가락을 볼까봐
신부의 손을 꽉 움켜쥡니다.
얼른 빨리 식이 끝나버렸으면 좋겠습니다.

 

저여자 얼굴이 너무 창백합니다.
얼른 집에가서 쉬어야 할텐데
이놈의 예식은 뭐가 이리 오래 걸리는지.
자꾸만 마음이 다급해집니다

 

주례선생님이 신부를 죽을때까지
사랑하고 아끼겠냐고 물어 봅니다.
마음이 다급했던 나
너무나 큰 소리로 빨리 "예" 라고 대답해 버립니다.

 

나는 정말 구제불능인 놈입니다.
창백하게 앉아있는 저 여자 앞에서

난정말 죽일 놈입니다.

 

저여자를 집에 데려가서
뉘여주고 재울 수있는 마지막 기회였는데.
너무나 엉뚱하게

마지막 기회를 놓쳐버린 어리석은 나.


그저께 밤에 그녀에게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고 돌아설 때처럼
분하고 억울해서 가슴이 내려앉습니다.

 

조금만 더 참으면 되는데
인내심도 어지간히 없는 모자란 놈

그만 울어버립니다.

 

눈물이 자꾸만 볼을 타고 흘러내리는데

닦지도 못합니다.
눈물을 닦으면 뒤에서도 그녀는 눈치를 챌껍니다.
나중에 돌아설때 그때 얼른 닦아야겠습니다

 

벌써 돌아서서

그녀한테 인사를 하라고 하네요.
아직 준비가 안됐는데


어쩔 수 없는 나

돌아서서 그녀를 봅니다.

 

저 여자 왜 고개를 죄인처럼

저렇게 숙이고 있는 거죠?

화가 납니다

 

고개를 드네요.
들어서 절 바라보네요.

 

근데 왜 저여자 울려고 하는 거죠?
왜 저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한 거죠?

 

아차..
내가 눈물을 닦지 못했네요..

 

끝까지 잘 참던 저 여자한테

내가 눈물을 보이고 말았네요.

 

저 여자 어딜가는 걸까요.
울고있는 날 두고 가버립니다.

 

와서 눈물을 닦아주지도 않고

안아주지도 않고 나가버리네요.

 

저여자 참 바보입니다.
나에게 올수있는

마지막 기회였는데 말입니다.

 

 

 

 

 

너의 신부 아름답구나
찬란한 너의 시선에 그녀가 빛난다.

 

여기 오길 잘 했었구나
무참히 초라해진 나 너를 버린다.

 

많이 울어도 봤었고

많이 미워도 했고
많던 미련도 전부 다 타버렸으니
이제야 정말 내가 자유롭구나.

 

꽃도 사랑도 시들면 추한거라고
또 한 번 너를 버리며

너와 함께 죽은 사랑.

 

퍼붓던 니 고백도

날 재운 너의 가슴도 다 잊었다
모두 잊어버렸다. 잊고싶다.

 

많이 울어도 봤었고

많이 미워도 했고
많던 미련도 전부 다 타버렸으니
이제야 정말 내가 자유롭구나.

 

꽃도 사랑도 시들면 추한거라고
또 한번 너를 버리며

너와 함께 죽은 사랑.

 

퍼붓던 니 고백도

날 재운 너의 가슴도 다 잊었다.
모두 잊어버렸다. 잊고싶다.

 

꽃도 사랑도 시들면 추한거라고
또 한번 너를 버리며

너와 함께 죽은 사랑.

 

퍼붓던 니 고백도

날 재운 너의 가슴도 다 잊었다.
모두 잊어버렸다. 잊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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