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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한 이야기7

러브스토리, 백수와 백조의 사랑이야기 [17 END] 백수와 백조의 사랑이야기 [17 ENG] "그렇게 좋냐?" "어?.. 어." 결혼사진 야외촬영을 가는 날이다. 취직 어려울거 같다고 대학 때부터 일찌감치 사진공부를 한 동기 녀석에게 부탁했다. 근데 이 자식이 계속 놀린다. "제수씨 이 녀석 뭐가 좋다고 결혼을 하고 그러십니까. 이자식 뒷조사는 확실히 해 보셨어요?" "예? 어떤 뒷조사요?" "이를테면 대학 때 학점 같은거요." "아쒸~ 학점 얘기하지마~" 사실 남의 일 같다. 지금 내가 내 결혼사진을 찍으러 가는지 남의 사진을 찍으러 가는지도 헷갈린다. 이런 저런 생각에 빠져 있는 사이 어느 덧 남산이 눈 앞에 들어 왔다. 저기서 찍는단 말이지. 근데 솔직히 씩~ 웃어가면서 찍을 자신이 없다. 어려서부터 사진 찍을 때 웃는게 제일 힘들었는데.. 2021. 1. 5.
러브스토리, 백수와 백조의 사랑이야기 [15 ~ 16] 백수와 백조의 사랑이야기 15편 아.. 모하는 거야 빨랑 안오구. 닭도리탕 맛있게 해 놨는데... 분위기도 잡을 겸 해서 싸구려지만 포도주도 한 병 사 놨단 말이야. 어! 저기 군인 아저씨 한 명이 들어온다. 오~ 폼 좀 나는데.. 잘 했냐니까... "으응.." 하고 힘 없이 대답한다. 아이... 정말 왜 그래? 멋있게 경례 한 번 붙이고, 영화처럼 모자는 나한테 씌워줄줄 알았더니. 하긴 이 인간이 그렇지 뭐... 근데 앉아서 밥 먹자니까 젓가락도 안 들고 한숨을 푹푹 쉬고 있다. "왜 그래? 뭐 기분 나쁜일 있어?" "아니. 없어" "그럼 모오오~~~~~~~" "맨날 화장실 청소만 시킨다고 툴툴 대더니 그것 땜에 삐졌구나? 암튼 쪼잔하긴..." "......" "가게 앞에서 너희 아버님 만.. 2021. 1. 5.
러브스토리, 백수와 백조의 사랑이야기 [13 ~ 14] 백수와 백조의 사랑이야기 13편 그래서 내 계획을 얘기했다. 조그만 까페 비스무리한 걸 꼭 해보구 싶다구.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지 함께 하겠단다. 괜찮다니까, 없는 돈을 어쩌라구...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데굴데굴 하구 있는데 전화가 왔다. "인간아, 빨랑빨랑 움직여야지. 나와." "왜, 취직이라도 됐어?" 임시직이지만 어쨌든 기뻤다. 학교 홈 페이지 공고란에 이름이 떠 있는 걸 봤을 땐 순간, 입학시험 붙었을 때처럼 흥분됐다. 월급이 80만원 밖에 안되고 후배들 보기가 쫌 민망할거 같긴 했지만 지금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었다. 암튼 뭐든지 저지르고 보기로 했다. 놈이 아직 결혼을 안한게 다행이었다. 나도 결혼한 애들한테 꾸어달랄 정도로 눈치없는 놈은 아니다. 이자.. 2021. 1. 5.
러브스토리, 백수와 백조의 사랑이야기 [11~12] 백수와 백조의 사랑이야기 11편 더워 죽겠다. 내 방엔 에어컨도 없고... 다행히 엄마, 아빠가 계모임에 가서 안방에 가서 널부러졌다. 내 방에도 조그만 에어컨 하나 달자니까 엄마, 아빠가 내 돈으로 사서 달으랜다. 정말 치사해서... 빨리 시집을 가던지 해야지. 근데 보통 시집갈 때 가전기기는 신부가 해가던데 그럼 결국 내 돈으로 해가야 되는 거 아냐. 그 인간한테 방에 에어컨 있나 물어봐야 겠다. 남들은 여름이면 입맛도 떨어진다는데 난 애가진 여자처럼 왜 이렇게 이것저것 땡기는지 모르겠다. 냉장고에 먹을만한 것도 없구. 방바닥에 굴러다니는 양파링을 하나 집어 먹었더니 열라 눅눅하다. 아우~ 성질나~~ 하여간 엄마, 아빠는 이런 것 좀 먹고 남으면 봉지 입구 좀 잘 접어 놓으라니까... 접.. 2021. 1. 4.
러브스토리, 백수와 백조의 사랑이야기 [9~10] 백수와 백조의 사랑이야기 9편 일요일이다. 그녀를 만난지 일주일이 넘었다. 그녀를 만나 무언가 해야할거 같은데 웬지 답이 안나오는 셈처럼 갑갑하다. 이럴줄 알았으면 직장 다닐 때 돈 좀 모아놀 걸. 혼자 있을 땐 돈이 그리 절실한 줄 몰랐는데 아무래도 여친이 생기니까 좀 부담스럽다. 지금 이 나이에 무언가 가진 것이 없다는게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하긴 직장 다닐 때 빚 안진거만 해도 어디야. 얄팍한 통장이 오늘따라 안쓰럽게 느껴진다. 근데 저 PC방 알바하는 애는 왜 자꾸 내가 화장실 갈때마다 불안한 눈길로 야리는 것인지.. 아무리 동네라도 옷 좀 신경써서 입고 다녀야겠다. 드뎌 뽀록났다. 눈치 빠른 것들. "너 글코 그런 사이라며?" 무슨 큰 일이라도 난 것처럼 호들갑을 떨어댔.. 2021. 1. 4.
러브스토리, 백수와 백조의 사랑이야기 [7 ~ 8] 백수와 백조의 사랑이야기 [7편] 토요일인데, 그 인간한테 연락도 없구. 젠장.. 언니네 식구랑 월미도에 놀러갔다. 가면서 조수석에 앉았는데 형부가 자꾸 이것저것 물어본다. 자기 친구를 소개시켜 준다고 해서 괜찮다고 했더니 그러면 지네 과장은 어떠냐고 물어본다. 나이 얼마 안 먹었단다. 서른 아홉 이란다. 순간 핸들을 옆으로 돌려버릴려다 참았다. 하는 기사가 남의 일이 아닌 것 같았다.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더니 뒷자리에 앉은 언니들이 더 얄미웠다. "얘, 너 그러면 재취 자리 밖에 없다." 하며 자기들끼리 깔깔 거렸다. 조카들이 엄마 재취가 모야 하며 물어본다. 가족끼리 칼부림을 할 순 없단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을 생각해서 참기로 했다. 삶의 모든 것이 스트레스다. 차.. 2021. 1. 4.
[러브 스토리] 그 밤의 소풍 "이 공원 아담해서 참 좋다, 마음에 들어. 다음에 여기로 소풍 오자." 남자는 말했었다. 남자와 여자는 겨울의 시작에 만났다. 혹한의 날들이 계속됐지만 추운 줄을 몰랐다. 처음 공원에 갔던 건 봄이 시작될 무렵이었다. 여자의 집 뒤에 있는 작은 공원이 마음에 든다며 남자는 피크닉 가방을 선물해주며 말했다. "봄이 깊어지고 햇살이 따스해지면 우리 소풍 오자." 여자는 설레며 봄을 기다렸다. 궁리가 많았다. "4월이면 될까, 5월이면 더 좋을까. 샌드위치가 좋을까, 김밥이 재미날까." 질문이 많은 여자를 남자는 재미있어했다. 아끼는 모포를 가방 안에 넣어두고 여자는 차곡차곡 소풍 준비를 했으나 봄은 차분하던 겨울과는 달랐다. 정신없이 지나갔다. 남자는 점점 더 바빠졌고, 여자는 투정이 많아졌다. 오늘도 남.. 2020.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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