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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숲 레전드 글5

[사랑, 이별] 보름 뒤에 전 여자친구의 여동생과 결혼을 한다. [서울대학교 대나무숲 - 충분히 그녀 자체만으로도 사랑받아 마땅한데 여태 이를 부정했던 것이다.] 보름 뒤에 전 여자친구의 여동생과 결혼을 한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내 인생에서 가장 찬란하고 슬픈 한 편의 영화이다. 동아리 신입생 환영회 날, 전 여자친구를 처음으로 만났다. 왁자지껄한 행사 분위기와 달리 붙임성이 부족했던 나는 홀로 야구중계만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던 때였다. “ 작년에 한국시리즈 7차전 봤어? 난 가족끼리 잠실가서 나지완이 끝내기 홈런 치는 거 봤어! ” 목소리의 주인공은 내 옆자리에 앉았던 그녀였다. 예상치도 못한 질문에 당황한 나는 대답을 얼버무렸고, 우리의 첫 만남은 이렇듯 무척 싱겁게 끝나버렸다. 다음날, 나는 다짜고짜 초코라떼 한 잔을 사서 그녀가 있는 곳으로 찾아갔다. 하지만 하루가 지났다고 평생 없던 숫기가 갑자기 생기는 것은 아니었다. 할 수 없이 컵에 ‘어제 너무 미.. 2021. 2. 6.
[사랑] 그녀의 전 남자친구에게 [서울대학교 대나무숲 - 어떻게 하면 그녀가 더 행복할까 또다시 고민하고 반성합니다. 그녀의 기준이 되어버린, 이길 수 없는 당신에게 지지 않기 위해.] 그녀의 전 남자친구에게. 그녀는 정말 매력적인 사람입니다. 처음 그녀를 보던 날, 겉으로는 평소와 다름없는 체 했지만 이미 속으로는 내가 이 사람을 좋아하게 되리라는 것을 직감했었는지도 모릅니다. 배꽃처럼 밝게 웃는 모습에도, 딱 부러지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모습에도, 나와 비슷한 가치관을 지닌 그녀의 신념에도 마음의 문을 열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우연히 그녀의 깊은 눈동자와 마주쳤을 때 제 마음은 순식간에 빨려 들어가 버렸습니다. 역시 서클렌즈는 위대한 무기라 칭하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신입생 때부터 서로의 첫사랑으로 3년 반을 만났다는 당신과 그녀는, 참 아름다운 사랑을 했나 봅니다. 헤어진 지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끔 생각에 잠기는 그녀를 보면 말입니다. 마음을 숨기는 것에 익숙한 나에게는 .. 2021. 2. 6.
[사랑,이별] 우리, 더 이상 색이 아닌 빛이 되자고. 섞일수록 더 밝게 빛나는 빛이 되자고. [한국예술종합학교 대나무숲 #3641번 - 동화 같이 아름다운 글] 작년 여름, 나는 아직도 너를 처음 봤던 그 때를 기억한다. 너울거리는 흰 원피스와 처음 신은 듯, 유난히 새하얀운동화. 그때 너의모습은 하야디 하얀 흰색 그 자체였다. 너와 처음 만난 뒤, 나는 끊임없이 너를 생각했다. 그리고 너를 생각하면 할수록 나의 색은 계속해서 은은한 분홍으로 물들어갔다. 그리고 나의 분홍은 조금씩, 아주 조금씩 너에게 번져갔고, 마침내 너도 나와 같은 색을 띄기 시작했다. 너와 만나면서 나의 색은, 그리고 우리의 색은 수 만가지 색으로 변화했다. 너가 나의 서툰 고백을 받아주던 그 날에는 세상이 온통 행복한 노랑으로 가득했고, 처음 너와 손을 잡던 그 날의 색은 따스한 주황이었다. 그리고 너와 처음 입을 맞추던 날에는 온통 평화로운 녹색만이 우리 주위에 가득했다. 너의 말 한 .. 2021. 2. 5.
[감동글] 오늘 태어나서 처음 아웃백에 갔다. (눈물나게 감동적인 이야기 - 이런 사람들이 성공해서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연대숲 #67450번째 외침: 오늘 태어나서 처음 아웃백에 갔다. 나는 엄마 얼굴을 잘 모른다. 내가 5살이 되던 해, 엄마가 죽었다. 빠듯했던 집안 살림에 보탬이 되고자 식당 일을 나가고 돌아오던 길에 차에 치였다고 한다. 엄마가 죽고 난 후 일용직 노동자 소위 말하는 노가다꾼인 아빠는 8살배기, 5살배기 딸 둘을 혼자 키웠다. 우리를 없게 키우지 않기 위해 아빠는 피눈물을 흘렀지만, 애석하게도 아빠의 피눈물의 대가는 크지 않았다. 그냥 나와 내 언니와 아빠, 세 식구가 죽지 않고 살 정도였다. 초등학교에 입학을 했다. 너무나도 예쁜 원피스를 입고, 공주같은 구두를 신고, 누군가가 잔뜩 신경 써 준 머리를 하고 등교했던 내 짝의 외모에 홀려 친구가 되었다. 그리고 그 아이의 집에 놀러갔다. 그 때 많은.. 2021. 2. 4.
[사랑, 이별] 사랑하는 너와 헤어졌다. (고려대학교 대나무숲에 이별 후 남긴 슬픈 글) 너와 헤어졌다. 이별을 고하기 위해 만난 날, 나는 너를 보자마자 눈물이 치밀어올랐다. 너는 평소와 다를 바 없이 나를 대했다. 배고프지는 않냐며, 시험공부는 잘하다 왔냐며, 나도 평소처럼 너를 대하려했다. 알바는 잘 다녀왔냐며, 속썩이는 일은 없었냐며, 이별로 가는 길에 있었던 그 수많은 싸움에서 너가 너무 미웠는데 너를 보니 아니더라, 너는 여전히 눈부시게 아름다운 내 사람이었다. 카페로 들어가 음료를 주문하는데 너가 내겠다며 나를 가로막았다. 항상 더치페이를 하거나, 주머니 사정이 조금 더 나은 내가 내곤 했었는데. 나에게 커피를 사주는 너를 보니 오늘은 정말 마지막이겠구나 생각했다. 서로를 마주보고 앉았는데, 너가 내게 선물을 건넸다. 얼마 전 있었던 기념일 선물이 택배가 늦었다며 매몰차게 거절하.. 2021.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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