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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숲 이야기

[사랑] 그녀의 전 남자친구에게 [서울대학교 대나무숲 - 어떻게 하면 그녀가 더 행복할까 또다시 고민하고 반성합니다. 그녀의 기준이 되어버린, 이길 수 없는 당신에게 지지 않기 위해.]

by 행복을찾아@ 2021.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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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전 남자친구에게.

 

그녀는 정말

매력적인 사람입니다.

 

처음 그녀를 보던 날,

겉으로는 평소와 다름없는 체 했지만

 

이미 속으로는 내가

이 사람을 좋아하게 되리라는 것을

직감했었는지도 모릅니다.

 

배꽃처럼 밝게 웃는 모습에도,

딱 부러지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모습에도,

나와 비슷한 가치관을 지닌 그녀의 신념에도

 

마음의 문을 열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우연히 그녀의 깊은 눈동자와 마주쳤을 때

제 마음은 순식간에 빨려 들어가 버렸습니다.

 

역시 서클렌즈는 위대한 무기라

칭하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신입생 때부터 서로의 첫사랑으로

3년 반을 만났다는 당신과 그녀는,

참 아름다운 사랑을 했나 봅니다.

 

헤어진 지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끔 생각에 잠기는 그녀를 보면 말입니다.

 

마음을 숨기는 것에 익숙한 나에게는

바로 옆에서 소리를 지르는

그녀의 속마음이 들리지만,

 

전혀 깨닫지 못한 척 웃으며

오늘 있었던 이야기를 꺼내봅니다.

 

 

오늘도 나는, 이길 수 없는

당신과의 싸움을 시작합니다.

 

당신에게 감사합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지금 그녀의 모습으로 남게 해준

당신의 노력과 헌신에 감사합니다.

 

그녀에게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주어서,

되돌아 봤을 때 항상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주어서 감사합니다.

 

내가 그녀를 알지 못했던 시간 동안,

옆에서 든든하게 그녀를 지켜준

당신에게 감사합니다.

 

지금 내 옆에 있는 그녀를,

사랑해주어서 감사합니다.

 

 

당신이 많이 밉습니다.

 

그녀라는 도화지에

당신이라는 물감으로 이미 아름다운 그림을

완성시켜 버린 당신이 밉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흐려질 거라 생각했지만,

시간이 더해감에 따라 마치

유화처럼 깊이를 더해가는

당신과의 추억이 밉습니다.

 

헤어짐조차 아름다워

그녀가 미워할 여지마저 주지 않은

당신이 밉습니다.

 

지금 내 옆에 있는 그녀를,

사랑해주어서 참 밉습니다.

 

어떻게 하면 그녀가 더 행복할까

또다시 고민하고 반성합니다.

 

그녀의 기준이 되어버린,

이길 수 없는 당신에게 지지 않기 위해.

 

그녀 곳곳에 묻어있는 당신의 흔적을 보며

오늘도 소홀해지려는 내 자신을 다잡습니다.

 

어쩌면 그녀를 사랑하는 나에게도

데칼코마니처럼

당신의 물감이 묻어있겠지요.

 

하지만 평생 노력할 겁니다.

 

당신보다 그녀를 더 사랑하는 나의 마음을

한 붓 한 붓 칠하다 보면 어느새

나의 그림으로 바뀌어있겠지요.

 

내가 그녀를 더욱

사랑할 수 있게 해주어서,

소홀해질 수 있는 나를 다잡아

그녀가 슬프지 않게 해주어서,

 

이렇게 완벽한 그녀를

놓치는 바보여서 고맙습니다.

 

그녀의 남자친구가.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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