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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숲 이야기

[감동글] 당신의 모든 것을 걸고 나를 지킨 엄마. 감히 내가 한줄기 햇살이 될 수 있기를. [고려대학교 대나무숲 #26079번째포효]

by 행복을찾아@ 2021.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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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대나무숲 #26079번째포효

 

태어날 때부터
난 아빠가 없었다.

 

할머니는 조그만
일곱살배기 뺨을 후려치면서 나한테

 

'내 딸 인생 망친 더러운 피'가

흐른다고 했다.

 

나는 너무 놀라서 울지도 못했다.

할머니는 나를 싫어한다.

 

 

엄마는 나를 사랑한다고 했다.

바람 소리가 무섭다고 하면

꼭 안아줬다.

 

하지만 가끔은 한없이

차가운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내 인생엔 물음표가 많았다.

왜 엄마는 나를 사랑하면서도 미워할까.

 

'간단히 말하자면',

 

스무살 때 강간을 당했고

그렇게 나를 가졌다고..

 

엄마의 잃어버린 청춘에

엄마가 마주했을 두려움에

이를 악 물었다.

 

벽지가 뜯어진 곳엔 바람이 들었고

항상 손발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졌지만

그 콘크리트 벽도

내가 마주한 현실의 벽보다 차갑진 않았다.

 

결과적으로 말하면 결국

우리에게 봄날은 찾아왔다.

 

하지만 엄마에게도

나에게도 청춘은 없었다.

 

나는 엄마를 위해서

엄마는 나를 위해서

청춘을 바쳤으니까.

 

당신의 모든 것을 걸고

나를 지킨 엄마.

 

꽃처럼 아름답던 시절,

서리에 얼어버린 당신의 청춘.

 

감히 내가 한줄기

햇살이 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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