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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대나무숲6

문득 엄마가 생각나네요. 우리 엄마는 이런 날 분명히 자랑스러워 해주실 거예요. [연세대학교 대나무숲 #31906 - 과외] 연대숲 #31906번째 외침: 2015. 6. 19 과외를 하고 있었어요. 종종 과외비가 밀려서 힘들긴 하지만, 사정 어려운 것도 알고 무엇보다 아이가 똑똑해서 나름대로 보람을 느끼면서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어제 낮에 전화가 왔어요. 어머님이에요. 과외를 더 못할 것 같대요. 알았다고 했어요. 밀린 과외비는 곧 넣어주시겠대요. 죄송하대요. 그것도 알았다고 했어요. 그리고 밤에 아이한테 전화가 왔어요. 선생님 죄송하대요. 이제 겨우 고등학교 2학년일뿐인 남자아이가 수화기 너머에서 가늘게 흐느꼈어요. 전화를 끊고 마음이 무거웠어요. 저는 그 아이네 아버님이 일찍 돌아가셨단 걸 알아요. 어머님이 혼자 어렵게 외아들을 키우고 있는것도 알아요. 보통 평균 과외비보다 훨씬 싸게 과외를 하고 있지만, 그것도 사실 .. 2021. 2. 8.
[연애혁명] "조교 오기 전에 이거베껴. 네가 예뻐서 주는 건 아니니까 오해하지 말고."[연세대학교 대나무숲 #27769 - 과제] 연대숲 #27769번째 외침: 2015. 4. 18 ㅁㅊ 일주일전 과제를 제출해야 하는데 앞자리에 앉은 여자분이 확인을 못하셨는지 과제를 못해오셨더라고요. 안절부절하고 있으니까 옆자리에 앉은 남학우가 그러길; "조교 오기 전에 이거베껴... 네가 예뻐서 주는 건 아니니까 오해하지 말고." 여자분이 정말 고맙다며 풀이과정을 쓰고 있었는데 교수님이 들어시고 출석 부르시고 과제를 걷기 시작하셨어요. 보니까 여자분이 다 베끼질 못하셔서 당황하신것 같았습니다. 그걸 눈치채셨는지 남자분이 지우개 달라고 하더니 자기 과제 윗 칸에 적어두었던 이름, 학번을 지우고 여자분에게 "이름. 학번?" 묻더니 그대로 적으시더니 앞에가서 당당하게 내고 오셨습니다. ㅋ 그리고 일주일이 지난 지금 둘이 사귀고 있는 것 같아요. 남잔데.. 2021. 2. 8.
이 사람의 행복이 내 행복이고, 이 사람의 슬픔이 내 슬픔이라 느껴지게 되는 사람이 있다면 꼭 놓치지 말고 함께하세요. [연세대학교 대나무숲 #24309 - 청혼] 연대숲 #24309번째 외침: 2015. 2. 5 1학년 때 한 남자를 만났어요. 외모에 관심 없고 엄마가 사오면 다 고분고분 입는 것 같은 그런 남자요. 처음엔 찌질하다 생각했는데, 하도 저만 좋다고 따라다니길래 받아줬어요. 우리의 집은 두 시간 거리였어요. 다음날 시험이어도, 아파도, 차가 끊길 것 같아도 항상 절 바래다줬어요. 멍청해보여서 너 자신 생각도 좀 하고 그냥 집에 가라고 소리를 질러봐도, 제가 데려다줘도 또 제 뒤를 따라와서 제 방에 불이 켜지면 그 때서야 집에 갔어요. 처음 싸운 날은 제가 울었는데, 화들짝 놀라더니 자기가 눈물을 뚝뚝 흘리더라구요. 저를 울게 해서 미안하다면서요. 이 때만 운 것도 아니고, 제가 아프기만 해도 울었어요. 이 사람은, 난 괜찮은데 왜 우냐니까 자기는 안 .. 2021. 2. 8.
한 사람이 모든 깨달음을 가져다주는데 제가 어떻게 그에게 '마음을 뺏기지' 않을 수 있을까요. [연세대학교 대나무숲 - #58696] 연세대학교 대나무숲 - #58696번째 외침: 2018. 3. 14 오후 1:09:39 그런 사람들이 있잖아요. 그냥 관용적으로 썼던 표현들의 의미를 와닿게 해주는 사람들. 가령 '코끝이 찡하다' 라는 게무엇인지, '가슴이 아리다' 라는증상은 어떤 것인지, '시간이 멈춘 듯하다' 는느낌은 진짜인지, 또는 '보고있어도 보고싶다' 라는것은 어떤 심정인지. 다 직접 경험해보면이런 표현들이 괜히생긴게 아니구나 싶잖아요. 한 사람이이 모든 깨달음을 가져다주는데 제가 어떻게 그에게'마음을 뺏기지' 않을 수 있을까요. 2021. 2. 7.
[짝사랑] "너를 보면 녹는 눈사람이었다" [연세대학교 대나무숲 #58437 - 짝사랑 했던 오빠에게 보내는 글] 2018. 2. 19 오후 9:33:28, 연대숲 #58437번째 외침: 나 사실 지하철 타는 거 정말 싫어해. 차창 밖으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도 싫고, 만원지하철에서 한껏 바쁜 사람들한테 이리저리 밀쳐지는 것도 싫고, 어렸을 때 큰 소리를 무서워했는데 스크린도어가 없던 시절 지하철이 들어올 때 나던 소리에 귀를 꼭 막던 기억이 트라우마로 남았는지 그것도 싫어. 대신 나는 이어폰을 꽂고 창 밖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는 게 너무 좋아서 버스를 타는 게 지하철보다 시간이 더 걸리는 곳을 가도, 전광판에 뜬 예상 도착시간이 터무니없이 길어도, 차가 아무리 막혀도, 날씨가 아무리 추워도, 언제나 버스를 타. 그러니까 눈 내리던 그 날, 눈이 와서 아무래도 찻길은 막힐 것 같다느니 집에 빨리 가야 한다느니 .. 2021. 2. 6.
연세대학교 대나무숲에 이슈가 되었던 슬픈 사연 (가정을 버린 아빠의 죽음) 아빠가 죽었다. 난 아빠랑 떨어져 살아서 초등학교 이후로 본 적이 없다. 몇 년 만에 제일 먼저 본 얼굴이 영정이라니. 부검할 땐 고모부가 아예 못 보게 막았다. 의사가 여름이 아니어서 천만다행이었다고 했다. 여름이었으면 사체가 어떻게 됐을 지 모른대.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나. 염할 떈 삼촌이 안 들어가는 게 좋을 거라고 했는데 내가 부득부득 우겨서 들어갔다. 그때 안 보면 영영 못 보니까 들어갔는데 솔직히 아직도 후회한다. 그냥 어른들 말대로 들어가지 말 걸 그랬어. 시체는 정말 무섭다. 보이는 것도 무섭고 촉감은 더 무섭다. 보다 다 파이고 눈두덩이에도 살이 없고 원래 동그란 얼굴형이었던 거 같은데 살이 다 빠져서 무슨 해골처럼 귀랑 입에 허연 게 꽉 채워져 있는데 뭐냐고 물어보니까 몸 구멍들에 솜.. 2021.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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