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마음속에 박힌 말뚝을 뽑아1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 정호승 님의 추천 글 [꿈, 꽃, 햇살에게] 꿈 푸른 달밤이었다. 그는 흰옷을 입고 있었다. 한 손에 칼을 쥐고 또 한 손에 사람의 머리를 들고 있었다. 나는 무서워 한걸음 뒤로 물러섰으나 그는 성큼 다가와 내게 소원을 물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다시 성큼 다가와 내게 소원을 물었다. 마침 달이 구름 사이로 들어갔다가 나뭇가지에 걸려 있을 때였다. 나는 그 달을 바라보며 시인이 되기 보다 아버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바로 그때였다. 높이 칼을 들어 그가 대번에 내 머리를 잘라버리고 손에 들고 있던 새 머리를 내 목 위에 척 얹어주었다. 참으로 순식간의 일이었다. 그는 잘라낸 내 머리를 다시 한 손에 들고 어디론가 달빛 따라 길을 가고 있었다. 그의 손에 매달려가는 내 머리가 몇번이나 나를 돌아보고 있었다. 꽃 마음속에 박힌 못을.. 2021. 3. 14. 이전 1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