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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꽃 피워 봄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 정호승 님의 추천 글 [꿈, 꽃, 햇살에게]

by 행복을찾아@ 2021.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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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달밤이었다.
그는 흰옷을 입고 있었다.
한 손에 칼을 쥐고
또 한 손에 사람의 머리를 들고 있었다.


나는 무서워 한걸음 뒤로 물러섰으나
그는 성큼 다가와 내게 소원을 물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다시 성큼 다가와 내게 소원을 물었다.


마침 달이 구름 사이로 들어갔다가
나뭇가지에 걸려 있을 때였다.

 

나는 그 달을 바라보며
시인이 되기 보다

아버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바로 그때였다.

 

높이 칼을 들어 그가 대번에

내 머리를 잘라버리고
손에 들고 있던 새 머리를

내 목 위에 척 얹어주었다.

 

참으로 순식간의 일이었다.

 

그는 잘라낸 내 머리를

다시 한 손에 들고
어디론가 달빛 따라 길을 가고 있었다.

 

그의 손에 매달려가는 내 머리가
몇번이나 나를 돌아보고 있었다.

 

 

 

 

 

 

마음속에 박힌 못을 뽑아
그 자리에 꽃을 심는다.


마음속에 박힌 말뚝을 뽑아
그 자리에 꽃을 심는다.


꽃이 인간의 눈물이라면
인간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꽃이 인간의 꿈이라면
인간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햇살에게

 

이른 아침에
먼지를 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는내가
먼지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도 먼지가 된 나를
하루 종일
찬란하게 비춰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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