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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나쁜 마음이란 게
무엇이오?
나를 믿지 그랬소?
나를 믿지 못하겠거든
우리가 유예하자 했던
그 약조라도 믿었어야지.
납채서는 오고 있고
어떻게든 막아야 했소.
이리 무모하게
이건 집안과 집안의 약조요.
시간을 들여서
깨야하는 문제요.
그 나쁜 마음이
혼인이 아니란 얘기요?
꽃을 보는 방법은 두 가지요.
꺾어서 화병에 꽂거나
꽃을 만나러 길을 나서거나
나는 그 길을 나서보려하오.
이건 나에게 아주 나쁜 마음이오.
내가 나선 길엔
꽃은 피어 있지 않을테니.
파혼해 주겠소.
늦게 걸음한 벌을 이리 받나 보오.
미안하오.
그대 걱정만 하시오.
파혼을 하면 그대에게 흠이 될꺼요.
난 그걸 원하오.
나에게 시간을 좀 주겠소?
준비하는 일이 있어서.
그것만 정리되면
당신이 원하는
흠 있는 여인으로 만들어 줄테니.
나를 믿어 주겠소?
그대의 첫 긍정을
이런식으로 받는구려.
오늘은 나와
내기 한 판 합시다.
이긴 사람 소원 들어주기.
내가 먼저 하겠소.
이건 반드시 이겨야하는 내기라.
줄공이 내 공이오.
내가 이겼소.
내기를 했으니
소원을 들어 주시오.
소원이 무엇이오?
우리 이제 그만
분분이 헤어집시다.
이젠 그대는 나의
나는 그대의
정혼자가 아니오.
이것이 내 소원이오.
저 문을 나서면
온갖 수군거림이
그대에게 쏟아질꺼요
부디 잘 버텨 주시오.
귀하 역시
내내 고마웠소.
오늘까지도.
진심이오.
믿소.
그대가 한 때
내 진심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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