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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를 걸었더니 한참 후에 그녀가 받았다.
그리고 몇 마디 못 잇더니 엉엉 우는 것이었다.
"무슨 일 있었어?"
물어보는 것조차 미안했다.
그녀가 무엇 때문에 울던 그것은 항상 같다.
외로움 때문이다.
"아냐. 머리끈이 없어져서 그래."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데.."
난 그녀의 집에 가서 같이 머리끈을 찾았다.
용케도 그것은 멀리 가지 않고
침대와 벽 사이 좁은 틈에 끼어있었다.
그녀는 어린아이 같다.
내가 돌봐주지 않으면
자주 엉엉 울어버린다.
우리가 만난 건 서로에게 행운이다.
난 돌봐주는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타입이니깐..
한 번은 그녀가
길을 잃어버렸다고 전화가 왔다.
그곳은 대전이었는데
나도 전혀 알 수 없는 길이었다.
난 그녀에게 택시를 타고
무조건 터미널로 가라고 했고,
그녀를 찾아서 차를 몰고 대전터미널까지 갔다.
그녀는 넓은 터미널 광장에서
더 작아져 작은 점처럼 보였다.
내가 나타나자
활짝 피어나는 꽃처럼 부피도 커졌다.
사랑은 상대가 잘하지 못하는 것을
대신 혹은 미리 해주는 것이다.
나는 좋아하는 사람을 보살펴 줄 때
사랑을 느낀다.
나를 필요로 할 때
그녀가 날 사랑한다고 생각한다.
사랑에는 무수한 정의가 있겠지만
그중에 하나는 헌신이다.
내가 헌신할 수 있는 상대를 만날 수 있다는 건
내가 살아가는 이유 중 두 번째 정도 된다.
그녀가 너무 보고 싶다.
헤어진지 한 시간이 채 되지 않았고
손끝은 그녀의 샴푸 잔향이 아직 남아있는데..
<사랑을 말하다 中>
푸른 밤 그리고 성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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