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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感聲) 공감

사랑에는 무수한 정의가 있겠지만 그중에 하나는 헌신이다. 사랑은 상대가 잘하지 못하는 것을 대신 혹은 미리 해주는 것이다.

by 행복을찾아@ 2020.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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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를 걸었더니 한참 후에 그녀가 받았다.
그리고 몇 마디 못 잇더니 엉엉 우는 것이었다.

 

"무슨 일 있었어?"

 

물어보는 것조차 미안했다.
그녀가 무엇 때문에 울던 그것은 항상 같다.

 

외로움 때문이다.

 

"아냐. 머리끈이 없어져서 그래."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데.."

 

난 그녀의 집에 가서 같이 머리끈을 찾았다.


용케도 그것은 멀리 가지 않고
침대와 벽 사이 좁은 틈에 끼어있었다.

 

그녀는 어린아이 같다.


내가 돌봐주지 않으면

자주 엉엉 울어버린다.

 

우리가 만난 건 서로에게 행운이다.


난 돌봐주는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타입이니깐..

 

한 번은 그녀가

길을 잃어버렸다고 전화가 왔다.

 

그곳은 대전이었는데

나도 전혀 알 수 없는 길이었다.

 

난 그녀에게 택시를 타고

무조건 터미널로 가라고 했고,
그녀를 찾아서 차를 몰고 대전터미널까지 갔다.

 

그녀는 넓은 터미널 광장에서

더 작아져 작은 점처럼 보였다.

 

내가 나타나자

활짝 피어나는 꽃처럼 부피도 커졌다.

 

사랑은 상대가 잘하지 못하는 것을
대신 혹은 미리 해주는 것이다.


나는 좋아하는 사람을 보살펴 줄 때

사랑을 느낀다.

 

나를 필요로 할 때

그녀가 날 사랑한다고 생각한다.


사랑에는 무수한 정의가 있겠지만

그중에 하나는 헌신이다.

 

내가 헌신할 수 있는 상대를 만날 수 있다는 건
내가 살아가는 이유 중 두 번째 정도 된다.

 

그녀가 너무 보고 싶다.


헤어진지 한 시간이 채 되지 않았고
손끝은 그녀의 샴푸 잔향이 아직 남아있는데..

 

 

<사랑을 말하다 中>  

푸른 밤 그리고 성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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