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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가 오기엔 늦은 시각,
친구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집 근처니 나오라는 말.
평소보다 떨림이 많은 목소리에
많은 생각을 주워담고
집을 나섰다.
여느 사내들이 그렇듯 친구는,
'뭐하고 있었냐?'며
쏟아내고 싶은 말을
목구멍으로 삼켰다.
어쩐지..
이 시간에 니가
전화한 것 자체가
무슨 일이 생겼다는거야.
모른 척 실 없는 소리를 몇 분,
친구는 참아왔던 말을
애써 내려놓았다.
"앞으로 가야하는 건 알아."
"하지만 방향을 모르겠어."
누구나 하는 고민.
그야 그렇다.
나도 하는 고민이니까.
사실은
몇 시간을 얘기해봐도
전혀 해결되지 않을 주제였다.
하지만 헤어지기 전
친구가 건넨 말.
"고마워, 힘이 된다."
왠지 이해가 된다.
왜냐면 나도 힘이 됐으니까.
그거면 충분했다.
같은 고민에. 같은 생각을
함께할 누군가가 있다는 것.
또 그걸 들어 줄 누군가가
바로 옆에 있다는 것.
다시 현실을 마주하면
길 찾는데 한참을 망설이겠지만,
짐 같이 들어 줄
너의 존재를 보고 있노라면,
인생 꽤 잘 살았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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