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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그리운 사람3

이정하 님의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 시집 추천 시 2편 (씻은 듯이 아물 날, 진작부터 비는 내리고 있었습니다) 살다 보면 때로 잊을 날도 있겠지요. 잊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무덤덤해질 날은 있겠지요. 그때까지 난 끊임없이 그대를 기억하고 그리워할 것입니다. 잊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안에 간직하기 위해서. 살다 보면 더러 살 만한 날도 있겠지요. 상처받은 이 가슴쯤이야 씻은 듯이 아물 날도 있겠지요. 그때까지 난 함께 했던 순간들을 샅샅이 끄집어내어 내 가슴의 멍 자욱들을 키워나갈 것입니다. 그대가 그리워서가 아니라 그대를 원망해서도 아니라 그대에 대해 영영 무감각해지기 위해서. [씻은 듯이 아물 날 / 이정하 님] 어디까지 걸어야 내 그리움의 끝에 닿을 것인지. 걸어서 당신에게 닿을 수 있다면 밤새도록이라도 걷겠지만 이런 생각 저런 생각 다 버리고 나는 마냥 걷기만 했습니다.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도 그냥 건.. 2021. 2. 3.
[사랑글, 이별글] 중앙대학교 대나무숲 여학생의 흙수저 금수저 이별 이야기(나는 사랑하는데 오빠는 부끄러웠다고 하니, 그 말을 듣는 내가 너무 부끄러워서 오빠. 나는 미쳐버릴것 같아.) 오빠. 그래 난 오빠 말대로 금수저가 맞아. 오빠는 오빠 말대로 흙수저야. 근데 나는 아직도 그게 왜 우리가 헤어져야 하는 이유인지 모르겠어. 나는 오빠 눈이 좋았다. 얘기를 하다가 실없이 웃을 때, 곱게 접히는 그 눈끝이 좋았어. 가끔 피곤할 때 일부러 웃기려고 두꺼운 쌍커풀을 만드는 그 유쾌함도 정말 좋았다. 난 오빠 어깨도 좋았어. 무거운 장비를 들다가 났다는 그 한 줄짜리 긴 흉터가 난 뭐가 그렇게 멋졌는지 모르겠어. 카페에서 들리는 음악에 맞춰 테이블을 두드리는 그 손가락이 좋았다. 음악은 하나도 기억이 안 나는데, 오빠 손톱이 테이블에 부딪치는 소리는 아직도 기억이 나. 비라도 오는 날엔 말없이 멍하니 창밖을 한참 보는 그 맹함도 너무 좋았어. 그 옆에 다가가 기대앉노라면, 온 세상이 아무 의.. 2021. 2. 1.
[사랑글, 이별글] 다음에 다시 꽃이 필 수 있다면 그 씨앗은 너가 되면 좋겠어.(서울대학교 대나무숲 남학생의 이별 사연) 그냥 좋았어. 처음부터 끝까지. 여자친구를 별로 사귀어보지도, 만나고 싶어 하지도 않았던 내가 그냥 주고받던 연락에서 남들이 말하는 썸을 탔지. 그리고 결국 난 향수를 좋아한다는 널 위해 향이 좋은 노란 꽃을 선물했고 첫 만남때 내 고백으로 연애라는 걸 시작했어. 300km나 떨어져 있는 장거리에도 불구하고. 넌 갈라진 돌 틈 사이에 핀 꽃 같았어. 누군갈 좋아하고 사랑하는 느낌을 잊어버린 나한테 폈으니까. 너는 너가 얼마나 예쁜 사람인지 잘 모르더라. 내가 자주 말했었지. "너가 내 여자친구인 게 믿기지가 않는다고, 내 여자친구가 돼줘서 고맙다고" 넌 이 말을 믿는다고 하지 않았어. 근데 그거 알아? 내가 널 보면서 느끼는 감정을 말로 표현을 해야 된다는 게 얼마나 어려웠는지. 너의 그 웃음과, 목소리.. 2021.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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