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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이야기4

[사랑] 우리 엄마를 소개합니다. 나 초등학교 시절 놀다 넘어져 턱에서 피가 철철 흐르는 걸 보고선 놀라 나를 들처엎고 30분 거리에 있는 병원까지 뛰어가신 어머니. 중학생시절 아파서 음식을 먹으면 다 토를해서 아무것도 못 먹을 때 옆에서 간호해주며 같이 굶어주신 어머니. 나 친구들의 괴롭힘으로 학교에 가기 싫어 굼뜨며 신발 신는 나를 보고 '우리 오늘 땡땡이칠까?' 하며 놀이공원에 데려가주신 어머니. 학교폭력으로 힘들어할때 엄청 멋있게 꾸미고 학교와서 제대로 대처하지 않은 선생님들에게 으름장 놓고 그 친구들 강제전학 시킨 어머니. 생에 첫 이별을 겪고 이불속에서 울고있던 내게 이불을 비집고 들어와 꼭 안아주시며, '이별은 참 쉽지않지? 맘것 울어라.' 라고 말해주신 어머니. 아버지 돌아가시고 발인할때 여보 걱정마요. 내가 우리 윤주 잘.. 2021. 3. 7.
[슬픈 이야기] 밥그릇 속의 머리카락 그들 부부는 칠순 노모가 차려주는 저녁상을 받습니다. 부부가 맞벌이를 시작하면서 집안 살림은 통째로 눈 침침하고 허리 굽은 칠순 노모의 차지가 돼버린 것입니다.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그날도 부부는 노모가 차린 저녁상을 받았습니다. 한참 식사를 하고 있는데 노모가 불쑥 말을 꺼냈습니다. "나 돋보기 하나 사야 할 것 같은데..." 생전 당신 입으로 뭘 사달라고 한 적이 없는데다 신문 한 장 볼 일 없는 까막눈인 어머니가 돋보기를 사달라니 웬일인가 싶었지만, 아들은 별다른 말없이 다음으로 미루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저녁, 먼저 퇴근한 아내가 막 현관에 들어서는 남편에게 다가가 호들갑을 떨었습니다. "여보, 아무래도 어머님이 늦바람 나셨나봐. 어제는 안경을 사내라고 하시더니 좀 전엔 생전 안 하던 염색.. 2021. 1. 31.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미역국 나는 뇌종양 말기 환자입니다. 날마다 고통에 시달리는나의 모습은 거의 발악 수준입니다. 이젠 방사선 치료조차 의미가 없어지고죽는날이 빨리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냄새도, 미각도 이제는 느껴지지 않습니다.​가족들은 나를 위해내 앞에서는 절대 울지 않습니다. 그러나 내가 없는 곳에서 울고 있다가눈이 퉁퉁부어 들어오고는 합니다. 아내는 내 병수발 드느라직장까지 그만두었고, 교회를 멀리했던 딸들은저를 위해 매일 기도를 합니다.​ 어머니는 이 못난 자식때문에10년은 더 늙어버리셨습니다. 그러던 어느날내 가족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곰곰히 생각했습니다. 요즘들어 내 몸이 더욱 안좋아졌습니다. 이제 가족과 헤어질 시간이몇 일 남지 않은것 같습니다. 달력을 보니몇 일 후 아내의 생일입니다. 그때까지.. 2021. 1. 2.
사랑한다고, 어젯밤 이 얘기를 해주지 못해 미안해. 저만치서 허름한 바지를 입고 엉덩이를 들썩이며 방 걸레질을 하는 아내. “여보, 점심 먹고 나서 베란다 청소 좀 같이 하자.” “나, 점심 약속 있어.” 해외 출장가 있는 친구를 팔아 한가로운 일요일. 아내와 집으로부터 탈출하려 집을 나서는데 양푼에 비빈 밥을 숟가락 가득 입에 넣고 우물거리던 아내가 나를 본다. 무릎 나온 바지에 한쪽 다리를 식탁에 올려놓은 모양이 영락없이 내가 제일 싫어하는 아줌마 품새다. “언제 들어올거야?” “나가봐야 알지.” 시무룩해 있는 아내를 뒤로 하고 밖으로 나가서, 친구들을 끌어 모아 술을 마셨다. 밤 12시가 될 때까지 그렇게 노는 동안, 아내에게서 몇 번의 전화가 왔다. 받지 않고 몇 번을 버티다 마침내 배터리를 빼 버렸다. 그리고 새벽 ·1시쯤 난 조심조심 대문을 열.. 2020.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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