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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연인3

[사랑을 말하다] 딱 한 발 늦게 알아차린 마음때문에 잡을 수도 없고 보낼수도 없다. "나 여자친구 생겼다." 남자가 말했을 때 여자는 진심으로 축하했다. "진짜 잘됐다. 야 내가 드디어 너 연애하는걸 보는구나." 잘됐다는 말은 진심이었다. 하지만 진심과 사실이 꼭 일치하진 않는다. 축하하고 싶은 마음이 진심이었다면 당황스러움 불같이 생겨난 질투와 말이 안되는 배신감과 세상이 다 도망간 거 같은 허전함은 한 발 늦게 확인한 사실이었다. 훼방 놓고 싶지 않다는 진심과 뒤늦게 알게 된 사실 사이에서 전쟁과도 같은 시간을 보낸 뒤 여자는 마침내 남자에게 고백했다. "이건 순전히 나 좋자고 하는 말이니까 듣고 그냥 욕하고 잊어버려. 어차피 이젠 너랑 친구도 못할 것 같아서 그래. 내가 너 좋아했나 봐." "진짜 진짜 너 축하해주고 싶은데 네가 다른 여자 만나고 웃으면서 통화하고 그런걸 어떻게 봐.. 2021. 4. 11.
[사랑을 말하다] 잘 참고 있었던 내 마음, 네가 어제 가져갔던 내 마음 돌려줘. '그럼 우리 사귈까? 어차피 우리 매일 만나는데 매일 전화도 하고 그치' 어제 바람이 참 좋다고 이렇게 한강에만 와도 여행 온 것 같다고 아파트 위로 보이는 보름달이 유난히 크고 둥글다고. 어쩐 일인지 많이 들떠있던 네가 생각지도 못했던 그 말을 했을 때 그때가 어제 저녁 9시쯤. 그리고 오늘.. '우리 이거 사귀고 그러는 거 아무래도 안 되겠지? 너도 지금 엄청 어색하잖아 그치 그치 그치? 다행이다 나 오늘 계속 불편해서 죽을 뻔했거든 근데 딱 보니까 너도 그런 것 같더라고 역시' 커피를 마시고 나와 버스정류장으로 가는 길 내가 보일만큼 덜덜 떨리는 손으로 네 손을 잡았을 때 몇 초가 지나지 않아 네가 어색한 웃음으로 네 손을 빼내며 그 말을 했을 때가 오늘 저녁 9시쯤 딱 하루였네 딱 스물 네 시간... 2021. 3. 27.
[사랑, 우정] 나는 더 이상 너랑 친구 못할 것 같아. [고려대학교 대나무숲 #24046] 2016年12月11日 · #24046번째포효 너는 내 오랜 친구였다. 또한 남녀 사이에 친구는 없다는 이야기가 술자리의 주제로 오르면 내가 당당하게 제시하던 반례이기도 했다. 였다. 했다. 너를 처음 만났을 때가 생각이 난다. 한 여름, 우리는 교복을 입고 일렬로 강당을 가득 채워 앉아 있었다. 나는 네 뒤에 앉은 친구에게 꽝꽝 언 쭈쭈바를 던져 주려다 네 머리를 맞췄다. 너는 네 또래의 남자애들이 으레 그랬듯 인상을 찌푸리고 욕설을 뱉는 대신, 크게 웃었다. '이거 나 먹어도 되냐' 하면서. 그 날부터 너는 이름 모르던 수 많은 남자 아이들 중 하나에서 내 친구가 되었다. 우리는 싸우기도 많이 싸웠다. 부끄럽게도 그 때 난 정말 입이 험했다. 너는 그 버릇을 정말 좋아하지 않았다. 내가 생각없이 말을 .. 2021.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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