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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스토리

[사랑을 말하다] 딱 한 발 늦게 알아차린 마음때문에 잡을 수도 없고 보낼수도 없다.

by 행복을찾아@ 2021.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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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자친구 생겼다."

 

남자가 말했을 때

여자는 진심으로 축하했다.

 

"진짜 잘됐다.

 야 내가 드디어

 너 연애하는걸 보는구나."

 

잘됐다는 말은 진심이었다.

하지만 진심과 사실이

꼭 일치하진 않는다.

 

축하하고 싶은 마음이 진심이었다면

당황스러움 불같이 생겨난 질투와

말이 안되는 배신감과

세상이 다 도망간 거 같은 허전함은

한 발 늦게 확인한 사실이었다.

 

 

훼방 놓고 싶지 않다는 진심과

뒤늦게 알게 된 사실 사이에서

전쟁과도 같은 시간을 보낸 뒤

여자는 마침내 남자에게 고백했다.

 

"이건 순전히 나 좋자고 하는 말이니까

 듣고 그냥 욕하고 잊어버려.

 어차피 이젠 너랑 친구도 못할 것 같아서 그래.

 내가 너 좋아했나 봐."

 

"진짜 진짜 너 축하해주고 싶은데

 네가 다른 여자 만나고

 웃으면서 통화하고

 그런걸 어떻게 봐야 될지 모르겠어."

 

 

밤 늦은 시간 집 앞 골목길에서

그 고백을 들은 남자의 얼굴은

여자보다도 더 어두워졌다.

 

그 표정을 본 여자의 얼굴엔

설명 못할 희망 같은 것이 번졌다.

그리고 그만큼의 죄책감도

 

"그런 말을 지금 하면 어떡해?

 내가 그 동안 너 얼마나 좋아했는.."

 

남자는 그 말까지 하고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캄캄한 시간이 지나고

여자가 다시 물었다.

 

"우리 그럼 이제 다시 못 보겠지?"

 

남자는 대답하지 못했고

여자는 그 자리에 쪼그려 앉아

울기 시작했다.

 

남자는 주저하다가

여자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만지지마."

 

남자의 손을 밀쳐내며 여자가 말했다.

남자는 잠시 가만히 서있다가

뒤돌아 걷기 시작했다.

 

"가지마."

 

울음을 멈추지 못한 여자가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말했다.

 

남자는 다시 가만히 서있다가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이제 어떻게 하지?"

 

네 옆에 누가 나타난 후에야

내가 널 좋아한다는 걸 알았다.

 

밤 늦게 함부로

전화할 수 없다는 걸 알았을 때

그제야 뭔가 잘못됐다는 걸 알았다.

 

그 동안 너한테

욕심을 내지 않았던 건

그동안 네가

내 것이었기 때문이었구나.

 

잡을 수도 없고 보낼수도 없다.

안아줄수도 없고 떠날 수도 없다.

 

딱 한발 늦게

알아차린 마음때문에

아직도 흔들리는 마음 때문에..

 

사랑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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