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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스토리

[사랑을 말하다] 나 너 진짜 좋아. 너랑 만나고 싶어. 최고로 단순하게 사랑을 말하다.

by 행복을찾아@ 2021.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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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최근 급속히 가까워졌다

무엇보다 서로 연락하는 횟수가 늘었다

 

'뭐해?'

 

'그냥'

 

'춥다'

 

'옷 얇게 입었어?'

 

'마음이 추워'

 

뭐 그런 것들?

혹은..

 

'어디야?'

 

'네 마음속'

 

'뭐야'

 

뭐 그런..

남들이 보면 시시해 죽을 수도 있는 메시지들을

하루에도 수없이 띵똥 거리며 주고 받았고

 

그러다 불쑥 만나기도 하고

가끔 밤길을 걸을 때면 묘한 설렘도 감돌았고

 

헤어질 때는

'이제 그만 일어나자' 라고 말할 때부터

정말로 자리에서 일어날 때까지

30분이 넘기도 했다.

 

여자는 들뜬 마음을 티내기 시작했다.

메시지 끝에 살그머니 하트를 붙인다거나

웃을때 솜방망이 같은 주먹으로

남자의 허벅지를 막 때리기도 하고.

 

그런데 오늘은

이상하게 전화기가 조용했다.

내내 기다리던 여자는

참지 못하고 먼저 메시지를 보냈다.

 

'어디야?'

 

그런데 충격적인 답장이 도착했다.

그것은 딱 한 글자였다.

 

'집'

 

원래 그건 반드시 두 글자여야 했다.

 

'집 넌?'

 

'넌' 이라는 글자와

물음표가 빠진 그 메시지는

마치 여자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난 집이야 피곤해서 일찍 들어왔어.

지금 네가 뭘 하는지는 난 관심 없고

너를 위해서는 손가락 움직이는 것도 귀찮으니까

이제 문자도 보내지마'

 

여자는 손이 다 떨렸다.

 

'나 혼자 두근거렸었구나.

나 또 바보같이 착각했구나.'

 

30분 후

여자가 상실감에 미친 듯이 밥을 퍼먹고 있을 때

남자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잠깐 볼래? 아직 밖이면'

 

한 번 버려졌다가 구제되는 느낌.

여자는 급했다.

자존심? 그런 건 조금 있다가 챙기기로 했다.

 

'어디서?'

 

달려나간 여자가 자리에 앉자

남자가 대뜸 물었다.

 

'내가 오늘 하루 종일 뭐한지 알아?'

 

여자는 자기도 모르게 뾰족하게

 

'모르지 너 오늘 메시지 한통도 안 보냈잖아.'

 

그러자 남자가 대답하길..

 

'나 오늘 하루종일 너한테

문자 보내고 싶은 거 참고 있었어.

이런말 진짜 웃기지만 아침에 전화기 보니까

갑자기 창피하더라구.

내 전화기엔 네 이름밖에 없어.

넌 안 그런데 난 하루종일 너한테

매달려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여자는 또 급했다.

 

'나도 그래. 나도 그래. 내 전화기도 볼래?'

 

남자가 그래도 의심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근데 왜 넌 나한테 전화 안해? 문자도 안하고'

 

여자가 우물우물 대답했다.

 

'그거야 네가 안 보내니까

바쁜 것 같기도 하고

바쁜데 쓸데 없는거 보내면

눈치 없어 보일 것 같기도 하고

오늘은 나 말고 다른 사람이랑

메시지 주고받나 싶기도 하고'

 

그제야 남자가 씩 웃었다

 

'나랑 똑같네'

 

살면서 한 두 번 착각도 하고

그로 인해 몹시 부끄러운 적도 있었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 망신보다 더 억울한 건.

 

'착각일거야 착각이겠지'

쉽게 포기해버렸던

내 뜨겁고 소중한 감정들.

 

뭔가를 손해 볼까 두려워하느라

우리는 또 얼마나

많은 걸 잃어버리고 살까요.

 

'나 너 좋아. 너랑 만나고 싶어.'

최고로 단순하게

사랑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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