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회의가 끝난 네모난 사무실안
아직 팀에서 막내인
이 남자가 뒷정리를 하고있는데
갑자기 사무실문이 활짝 열립니다.
그 순간 아주 어색한 순간이 1초 2초 3초
먼저 마음을 수습한 여자가 먼저 말을 꺼냅니다.
"우리팀도 여기서 4시부터 회의를 하거든요"
한장 한장 서류를 챙기던 남자도
갑자기 허둥지둥 탁자에 남아있던
종이들을 모으면서 그럽니다.
"아니.. 우리 다 끝나.. 이제 들어와도 되는데.."
여느 사내커플처럼 두 사람은
헤어져도 헤어지지 못햇습니다.
눈치를 보느라 남몰래 사귀던 두사람은
헤어짐도 아무도 모르게
그리곤 오늘처럼 모른척
같은 공간을 나눠쓰며 살아야 하죠.
아직 문고리를 놓지 못하고 있떤 여자는
이 상황에서 그냥 나가버리는게
더 이상할 것 같다는 생각으로
회의실 안으로 들어섭니다.
"근데.. 천천히 정리해도 되는데.."
반말도 아니고
높임말도 아닌 어색한 말들이 서로
좀 서글프게 느껴지기도 했던 그 순간
회의실 바로 밖에서
누군가의 벨소리가 크게도 울립니다.
이 노래 두 사람의 처음 어느날
함께 있던 커피 가게에서 흐르던 노래.
서로 할 말이 너무 많았던 그때.
한참 말을 하다보면
그 노래가 나오고 또 나오고
또 한참 이야길 하다보면
다시 그 노래가 나오고
또 한참 이야길 하다보면
다시 그 노래가 나오고
'야 이노래 또 나오네.
벌써 한 다섯번은 들은 것 같아 그치?'
언제 시간이 이렇게 가버렸냐고
카페에 이렇게 오래 있어 본적은 처음이라고
서로 마주보며 웃던 그 시절
그 몇 시간의 배경음악.
탁자를 다 정리한 남자가
나가려다 말고 가만히 물어봅니다
"이노래 기억나?"
여자도 가만히 대답하죠
"그럼. 어떻게 기억이 안 나겠어?"
헤어진 후 처음으로
두 사람의 눈이 마주치고
다시 남자가 무슨 말을 하려던 순간..
하지만 회의실 문은 벌컥 열리고
벨소리의 주인인 어느 선배가
시끄럽게도 전화를 받으며 들어섭니다.
어떤 남자 선배
"어 왜 나 지금 회의해야 하는데"
하려던 말을 접은 채
남자는 서둘러 회의실을 나서고
여자는 막 들어선 선배에게
꾸벅 인사를 하곤 의자에 앉습니다.
어떤 노래는
한 시절을 통째로 불러옵니다.
그 때 웃고 있던 당신의 눈.
가끔 동그랗게 뜨던 당신의 눈.
내 이야기에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던
당신 귀에 매달려 있던 조그마한 귀걸이.
짧은 순간
오늘 우리는 다시 그곳에
앉아있었습니다.
사랑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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