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728x90

사랑했던 사람3

[사랑을 말하다] 너는 바람이 부는 곳으로 얼굴을 돌려 눈을 가늘게 뜨고 오늘은 바람이 참 좋다고, 그렇게 웃으면서 걸어갈 수 있기를.. 집으로 돌아오는 길 버스 정류장 긴 의자에 앉아있을 때 발 빝으로 바람이 불어왔어. 한참이나 발 빝을 맴돌며 낙엽들을 빙글빙글 돌리는 그 모습을 난 한참 동안 지켜봤어. 빙그르르.. '그래 시간을 돌린다면 너를 좋아하기 전으로 돌아가야지 아니 널 알기도 전으로 돌아가야겠어' 나는 버릇처럼 아무도 묻지 않은 질문에 열심히 대답을 생각했고. 한밤중에 깨어나 고인 공기가 답답해 창문을 열면 캄캄한 밤공기를 뚫고 불어 들어온 바람 가슴은 또 이유없이 서늘해졌어. '내가 잘할게. 그러면 되잖아' 마지막까지 매달렸던 내 목소리가 그런 나를 지켜봐야했던 네 한숨소리가 '다시 만날 일은 없을 거야' 너의 마지막 말이 그리고 정말로 돌아보지 않고 걸어가던 네 뒷모습이 다 그 바람 속에 들어있어서 나는 서둘러 창문을 닫아.. 2021. 4. 9.
[사랑을 말하다] '나를 사랑해?' 그대가 물었고, '사랑해' 내가 대답했으니 그걸로 됐습니다. '안 나올 줄 알았는데' 30분쯤 늦게 나타난 남자를 향해 여자가 그래도 웃으며 말합니다 '안 나오려고 했는데' 거칠한 얼굴의 남자는 웃지도 못하고 대답합니다. 서로의 마음이 아닌 다른 이유로 다시는 보지 말자 말했던 두 사람 하지만 한 달만에 여자는 참지 못해 전화를 걸어버렸고 겨우 몇 초의 신호음에 남자는 그 전화를 받고 말았습니다. 어차피 우린 안될텐데 또 처음부터 다시 힘들어야 되는데 너는 이래도 나는 이러면 안되는데 수 많은 생각들과 싸웠을 어젯밤을 보여주는 듯 막 만난 두 사람의 얼굴은 이미 지쳐있습니다. 남자가 자리에 앉은 후 한참 만에 여자가 꺼낸 말. '꼭 할말이 있어서 전화했어' 그리고 또 짧지 않은 침묵 후 다시 여자가 말합니다. '사실은 할말은 없는데 보고 싶어서' 너무 당연하고 너.. 2021. 4. 3.
[사랑을 말하다] 너와 헤어지고 난 뒤 나는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 같은 지겹게도 똑같은 하루하루가 너무 막막해. 이제 나는 어디로 가야될지 모르겠어. 작년 이맘때 아직 취업을 하지 못했던 여자는 남자의 뻔한 직장생활을 부러워했었다. 재미없다 시시하다 하지만 그래도 1년이 어떻게 흘러갈지 대충이라도 짐작할 수 있지 않냐고. 월급을 받으면 어떤걸 살지 언제쯤 휴가를 갈지 고민하고 계획하면서 그렇게 살 수 있지 않냐고. 그리고 많이 불안해했었다. 나 내년 이맘때도 이러고 있을까봐 정말 겁나. 남자는 그런 여자친구가 안쓰러워 자주 마음이 무거웠지만 그래도 그런 여자친구가 옆에 있어서 참 좋았다. 무엇보다 해줄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었다. 면접을 보러 갈 때면 굳이 바래다주며 문 앞에서 몇번씩 화이팅을 외쳐주는 것도 좋지 않은 결과를 대신 들어주는 것도 그런 날이면 같이 정말 재미없는 영화를 보고는 큰 소리로 그 영화를 흉보며 길거리를 걸어 다니.. 2021. 2. 5.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