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친구에게 말했다.
그냥 착하고
좋은 사람 만나고 싶다고.
웃겨주는 사람이면 더 좋고.
길에다가 쓰레기 버리고
그런 사람은 싫고.
운전할 때
안전벨트는 꼭 메고 다니는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쌍꺼풀이 없으면 좋겠지만
그게 또 뭐 중요하냐고.
돈도 많으면 좋겠지만
그것도 중요한 건 아니라고.
남자가 친구에게 말했다.
그냥 착하고
좋은 사람 만나고 싶다고.
많이 웃어주는 사람이면 좋고.
어른들한테 잘하고
여성스러운 매력이 있으면 좋겠다고.
몸매가 너무 앙상하진 않았으면 좋겠지만
그게 또 뭐가 중요하냐고.
능력도 있으면 좋겠지만
그것도 중요한 건 아니라고.
양쪽의 이야기를 모두 들은 친구는
두 사람을 서로에게 소개해줬다
"야 너 웃기는 남자 좋다 그랬지?
얘 진짜 웃기거든. 쌍꺼풀 없어.
안전벨트 완전 잘 매."
"야 너 잘 웃는 여자 좋다 그랬지?
얘 진짜 잘 웃어.
절대 안 말랐고 되게 여성스러워.
음식도 잘 하고, 먹기도 잘 하고
어른들이 얼마나 좋아하신다고 "
그리고 소개팅 다음날 주선자였던 친구가
남자에게 확인차 전화를 걸었다
"그래서 어떻게 됐어?
잘됐지? 딱이지?"
그런데 남자는 머뭇머뭇하며 대답하길..
"애는 착하더라.
근데 나하고는 안 통하는 것 같기도 하고
네가 첨에 그 친구 얘기했을 때
약간 신민아나 뭐 그런 타입 생각했거든."
주선자였던 친구는
다시 여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제 어떻게 됐어?
너 맘에 들어? 맘에 든 거야?"
그런데 여자도 머뭇머뭇하며 대답했다.
"사람은 좋아 보이더라.
근데 느낌이 오거나 그렇진 않더라고.
난 네가 쌍꺼풀 없고 막 그렇다 그래서
소지섭이나 뭐 그런 쪽으로 생각했거든."
얼굴 뜯어 먹고 살 거냐고
말은 그렇게 하지만
조금만 만나다 보면
참 중요하지 않은 것이
외모라는 것도 알고 있지만,
우린 그냥 사람이니까
알면서도 좀처럼 포기 못하는
어리석고 평범한 사람이니까.
조금 더 현명하고
조금 더 운 좋은 사람들이
상대방의 외모 밑에 숨겨진
놀라운 매력을 발견해내고
사랑에 빠지는 동안
착하고 좋은 사람이면 다 된다는
어림도 없는 거짓말로
선한 의도의 주선자들을 화나게 만들며
우리는 오늘도 그렇게 산다
그래서 오늘이 무슨 날이었다고?
사랑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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