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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스토리

잡으려고 했어도 잡을 수 없었던 그런 사람이 있었다

by 행복을찾아@ 2020.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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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주라. 나 그냥 그사람한테 갈게"

 

벌써 몇 시간째

그녀는 그를 설득하는 중이다.

 

하지만 그는

눈 하나 꿈쩍하지 않는다.

 

그녀 역시 그에게서 보내준다는 말이 나올 때까지

이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을 생각이다.

 

"네가 그러라고 하지 않아도 나 그냥 갈 수 있는 거 너도 알지?"

 

"근데 나는 꼭... 네가 날 보내줬으면 좋겠어."

 

"가서 행복하라고, 그렇게 말해주면 안돼? "

 

어이없는 요구라는 것쯤

그녀가 더 잘 알고 있다.

 

세상 어떤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에게

그것도 다른 남자에게 가겠다는 여자에게

 

그래 니 마음 알았으니 보내주마 하겠는가?

 

그의 대답을 듣지 않고 그대로

자리를 떠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그냥 이렇게 가버리면

그 사람에게도 편하게 돌아가지 못할 것 같았다.

 

마음에 한 가득 짐을 떠안은 채로

그 사람과 다시 시작하고 싶진 않았다.

 

"나 이렇게 이기적인 애야. 못됐다고."

 

"지금도 내 마음 하나 편하자고 너 이렇게 괴롭혀"

 

"내 마음이 이미 널 떠났는데 넌 뭘 더 바라는 거야?"

 

"네가 이대로 날 안보내 준다 치자."

 

"그런다고 다시 며칠 전처럼

 내가 온전히 너한테 돌아갈 것 같아?"

 

"그럴 수 없다는 거 너도 잘 알잖아. 어?"

 

다시 한번..

그녀는 마지막 진심을 담아 그에게 부탁했다.

 

"우리 이제 제자리로 돌아가자. 응?"

 

 

"제자리? 너 말 잘했다."

 

"너 처음에 그 자식한테 버림받고 나한테 왔을 때..

 네가 뭐라 그랬는지 알아?"

 

"여기 내 옆이 니 자리인 거 같다고 너 그랬어."

 

"여기가 니 자리라고 그럴 땐 언제고...

 이제 와서 제 자리고 돌아간다고?"

 

"그게 무슨 뜻이야?

 그럼 난 그동안 너한테 뭐였는데?"

 

"그자식 다시 너한테 돌아오게 하기 위한 도구였어?"

 

"나랑 만나는 몇 달 동안 그 자식 언제 돌아오나

 그것만 기다렸던 거야? 아니라고 말하지마."

 

"아닌데 어떻게 이렇게 하루아침에 사람 맘이 변해?"

 

"나랑 보낸 시간이 너한테 뭐였는데? 그냥 시간 때운거야?

 

"그자식도 진짜 웃긴다.

 못 견딜거면 진작 못 견뎠어야지."

 

"너랑 헤어지고 몇 달 동안 어떻게 견뎠대?"

 

"왜 이제 와서 남의 집 앞에 찾아와서

 울고불고 너 없이 못 산다고 난리야?"

 

"그걸 받아주겠는 넌 또 뭔데?"

 

"내가 여기서 널 그냥 이대로 보내 줬다고쳐."

 

"그럼 너 내가 몇 달 뒤에 너한테 찾아가서

 그 자식이랑 똑같이 울고불고

 너 아니면 죽겠다고 그러면 다시 나한테 올래?"

 

"대답 안 하네. 대답 못하는 이유가 뭐야?"

 

"그 자식은 되고 나는 안 되는 이유는 뭔데?"

 

"나 너 못 보내. 안 보낼 거야."

 

"내 말 못 알아 들었어?"

 

"너 안 보내 준다고."

 

"지금 네가 하는 행동이

 얼마나 어마어마한 짓인지

 니가 알 때까지 두고두고 너 괴롭힐 거야."."

 

"내 앞에 앉아있는 너 누구야?"

 

"내가 사랑했던 사랑 진짜 맞아?"

 

"그렇든 아니든 넌 못가. 제자리? 웃기지 마."

 

"여기가 니 자리야."

 

"내 대답 듣고 간다고 했지?"

 

"이게 내 대답이야. 이제는 네가 알아서 해"

 

끝내 붙잡고 있었어도 내 것은 아니었던

그러니 잡으려고 했어도 잡을 수 없었던

 

그런 사람이 있었다

 

 

 

푸른밤, 문지애입니다

<그런 사람이 있었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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