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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스토리

우리에게는 기댈 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하다. [사랑을 말하다 中] 푸른 밤, 그리고 성시경입니다.

by 행복을찾아@ 2020.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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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기댈 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하다.'

 

그녀는 영문으로 이렇게 쓰여 있는

카드를 집어 들었다.


그녀는 하루 일과가 끝나면

회사 근처에 있는 대형 문구점에 들렀다.

 

그곳에서 이미 수백 번은 본 상품들을 구경하고
그중에서 볼펜, 연필, 지우개, 편지봉투,
이런 작은 것들을 하나씩 사서 집에 돌아가곤 했다.


그런데 그날은 매장 한구석에 놓인

그 카드를 발견한 것이다.

 

그녀는 그 문구를 보고

살까말까 망설이다가 카드를 들고 카운터로 갔다.

 

집에 돌아와 책상 서랍을 열었다.

 

그 안에는 이미 한가득

그녀의 문구수집품들이 들어있었다.

 

그녀는 그 카드를 그 안에 넣으면서

가방에 있는 휴대전화를 꺼냈다.

 

부재중 전화 3통이 표시되어 있었다.
오랜만이었다.


전화가 온 것,

그에게 전화가 온 것 모두가..

 

그녀가 책상정리를 하고 있을 때

그에게서 다시 전화가 왔다.

 

그는 그녀에게

다시 시작하자고 말했다.

 


그는 몇 달 전

어릴 때부터 친구로 지내던 그녀에게

 

너무 좋아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은 감출 수 없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감정을

숨길 수 없었다.


오래 사귀던 남자친구와 헤어진 직후라

아직 겁에 질려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에게 사랑은 썩은 밧줄을 잡고

하늘로 오르는 일과 같았다.

 

 

라디오에서 카펜터즈의

'Yesterday once more'가 흘러나오자
까맣던 창밖에 알록달록한 빛이 나타났다.

 

빛의 소용돌이는

어린 시절 그와 그의 가족들과 함께 갔던

놀이공원으로 변했다.

 

그 불빛들은 몽글몽글 뭉치고

다시 우수수 흩어졌다가
그녀에게 이런 글을 그려 보여주었다.

 

'우리에게는 기댈 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하다.'

 

카펜터즈의 노래는

가슴이 저릴 만큼 따뜻했다.

 

그녀는 그 따뜻한 멜로디에

마음을 푹 담갔다.

 

그리고 전화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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