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 마음 꽃 피워 봄

시인 박노해 님의 추천 시, 감성글 [새로운 봄, 어디에 있을까, 누구의 눈인가]

by 행복을찾아@ 2021. 2. 17.
728x90

새로운 봄

 

겨울 대지는

여린 쑥잎 하나 내밀며

새로워졌다

 

겨울나무는

노란 꽃눈 하나 내밀며

새로워졌다

 

얼어붙은 겨울 대지에

울며 떨어진 씨앗 하나

 

어둠 속에 자신을 묻고

절망 속에 자신을 던져

다시 피어나는 새로운 사람 하나

 

얼어붙은 사랑 하나

가슴 깊이 간직하지 못한 사람은

새로운 봄을 맞이할 수 없으니

 

 

 

 

어디에 있을까

 

저 꽃은 나 하나만을 위해
밤새워 피어나진 않았으리

저 새는 나 하나만을 위해
노래를 부르진 않았으리

저 나무는 나 하나만을 위해
푸른 숲을 이루진 않았으리

함께 나누는 기쁨이 없다면
사는 기쁨이 어디 있을까

아무리 어려워도 마음이 있다면
나눌 것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함께 나누는 마음이 없다면
행복한 마음은 또 어디에 있을까

 

 

 

 

누구의 눈인가

 

살아있는 것들은 다
시선을 먹고 자란다
비탈에 선 나무 한 그루도
태양의 따뜻한 시선과
별들과 새들과 오가는 이들의
맑은 눈길을 먹고 자란다

사람도 누군가의 시선으로 자란다
힘있는 사람의 시선은 그 마음에
권력의 의지가 자라게 하고
돈 있는 사람의 시선은 그 걸음을
돈 있는 쪽으로 향하게 한다

사람은 누구의 눈을 맞추는가에 따라
그 눈동자가 되어 간다
하늘 눈에 눈 맞추는 사람은
하늘 마음을 닮아가고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에 눈 맞추는 사람은
젖은 눈으로 푸르러가는 가을 하늘을 닮아간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