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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스토리

몰랐어. 그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제일 좋아하는 사람의 자리와 제일 친한 사람의 자리를 한 사람한테 몽땅 다 내어줬던 거. [사랑을 말하다 中 - 라디오 푸른 밤 그리고 성시경 입니다.]

by 행복을찾아@ 2021.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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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장하기 애매한 메시지를 받았거든.
주말에 소개로 만난 사람한테 온건데
저번에 내가 밥을 샀으니까 다음에 자기가
맛있는걸 사겠다고 뭐 그런 내용.


난 사실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 없거든.
그래서 답장이 고민되더라.
'네 연락드리겠습니다.'
뭐 그렇게 보내야 할지 아니면
'아닙니다 별말씀을 괜찮습니다.'
아니면 그런 말?

 

썼다 지웠다 계속 그러다가 네 생각을 해봤어.
만약에 지금 옆에 네가 있어서 내가 물어본다면
넌 뭐라고 말해줄까? 아마 넌 그러겠지.

'그냥 보내지마.'
'안보내면 마음에 없는 줄 알겠지.'
'그리고 어차피 너 연락 안할 거잖아.'
'전화 한다 그래놓고 전화 안하는 거.'
'그게 제일 나쁜거야.'

 

이런 순간에 네 생각을 했다는 것도 그렇고
이런 이야기를 너한테
하고 싶다는 것도 그렇고 웃기기는 해.
아마 다른 사람 들으면 진짜 어이 없어 하겠지.
그치만 우린 애인이면서

또 제일 친한 친구였잖아.


너한텐 정말 별별 이야기 다 했었는데.
어린 시절에 미끄럼틀에서 다친 얘기부터
내 첫사랑 얘기까지.
운동화 고르는 것부터 회사를 옮기는 일까지.

별별 시시하고 지루한 고민 다 말해도
너는 눈을 반짝거리면서 들어줬고
어렵지도 않게 결론을 내려줬어.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너는 마음이 있어야 뭐든 열심히 하는 사람이잖아.'
'그러니까 네가 하고 싶은대로 해. 그러면 돼.'

'그러면 나는 착한 아이처럼 네 말만 들으면 됐었는데.'

 

몰랐어.
그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제일 좋아하는 사람의 자리와
제일 친한 사람의 자리를
한 사람한테 몽땅 다 내어줬던 거.


너하고 헤어졌다고

울면서 위로받고 싶은 사람도
너밖에 없다는 거.


이젠 제발 좀 너 잊고 다른 사람 만나려는데
아직도 내 마음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이런 막막함 털어놓고 싶은 사람도
너밖에 없다는 거.

 

너는 제일 좋은 친구였고
또 나를 가장 따뜻하게 안아주던 사람.


그런 사람 앞으로도 너 밖에 없을까봐
그게 문득 무섭다.

 

사랑을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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