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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스토리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남들도 좋아해주는 기쁨. 당신에게 그런 기쁨을 주고 싶어서. [사랑을 말하다 中 - 라디오 푸른 밤 그리고 성시경 입니다.]

by 행복을찾아@ 2021.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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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진짜 재밌었다 그치?

 우리 다음에 또 친구들이랑

 이렇게 같이 놀자 좋지?

 와 진짜 기분 좋다."

 

남자는 신이 났다.

옆에 있는 여자친구가 이뻐죽을 것 같았고,

기분이 하도 좋아서 지금 같아선

누가 한대 때리고 지나가도

그 사람의 주먹을 걱정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아까 친구들에게 여자 친구를 소개시키는 자리.

아니, 막 자랑하는 자리에서

여자 친구가 정말로 잘해주었기 때문에

처음 보는 사람들

그것도 남자들이 우르르 앉아서는..

 

"어서오세요 성함이 은지, 은주, 은재?

 헷갈리네요. 하도 자주 바뀌니까. 하하."

 

뭐 이런 싱거운 소리부터

 

"야 얼굴이 진짜 작다. 혹시 돌려 깎기? 양악?"

 

뭐 그런 짓궂은 소리를 하는데도

여자는 내내 웃음을 잃지 않았다.

 

적당히 수줍어하고 또 적당히 잘 받아 넘기며

가끔은 일동을 웃겨주기까지.

 

그러니 헤어질 때 친구들은

다들 남자에게 그런 말들.

 

"네 여자친구 진짜 괜찮다. 완전 부럽다.

 넌 드디어 찾았구나!"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남들도 좋아해주는 기쁨.

 

그리고 남들이 다 좋아하는 사람이

바로 내꺼라는 기쁨.

 

남자는 지금 바로

그 감정을 만끽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니 발걸음도 힘차게

그리고 목소리도 신나게

여자친구의 손을 덥석 잡으며.

 

"자 이제 우리 어디가서 커피마실까?

 아니다. 너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먹을까?

 아니면 우리 한 잔 더 할까?

 너 아까 술은 거의 안 마셨잖아. 그치?"

 

그런데 돌아본 여자의 표정이

그리 좋지가 않았다.

 

씩씩하던 아까와는 달리

힘 없고 겨우 웃고 있는 얼굴.

남자는 좀 놀라서 물었다.

 

"어? 너 얼굴이 왜그래 괜찮아?

 야 너 손은 왜 그렇게 차가워. 어디 안좋아?"

 

남자의 호들갑스러운 걱정에

여자는 최대한 웃어 보이려고 애쓰며 대답했다.

 

"아니 괜찮아. 그냥 좀 체했나봐.

 아까 너무 긴장해가지고..

 그래도 다 끝나고 체해서 다행이다.

 나 오늘은 그냥 집에 갈까봐.

 가서 약 먹고 좀 누워야겠다."

 

쿨한 척 했지만

씩씩한 척 했지만

 

사실 나는 당신에게

더 멋진 애인이 되고 싶어서

애를 많이 쓰고 삽니다.

 

때론 견딜 수 없는 어색함도 참고

한심한 농담도 참고

못 마시는 술도 넙죽 받아 마시고.

 

뒤져봐도 뻔한 옷장을

몇 번이나 열었다 닫고

가난한 지갑을 탈탈 털기도 하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남들도 좋아해주는 기쁨.

 

그리고 남들이 다 좋아하는 사람이

바로 내꺼라는 기쁨.

 

당신에게

그런 기쁨을 주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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