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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스토리

기다리면 안되지만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았다. 잘 가라. [사랑을 말하다 中 - 라디오 푸른 밤 그리고 성시경 입니다.]

by 행복을찾아@ 2021.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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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전 이 카페 안 창가자리에는

어두운 표정의 한 남자와

작은 등을 가진 여자가 마주 앉아 있었다.

 

"나는 네가 좋아할 만한 사람이 아니야.

 너도 알다시피 좋아해준 건 고마운데..

 네가 잘못 생각한 것 같다."

 

남자의 말이 다 끝나도

작은 등을 보이고 앉아있는 여자는

움직이지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결국 남자가 다시 이야기를 꺼냈다.

 

"너랑 잘 어울리는 사람 찾아.

 나이도 비슷하고, 같이 있으면 재밌고,

 남자친구라고 남들한테

 자랑도 할 수 있는 그런 사람.

 연애는 그런 사람하고 하는 거야.

 나 같은 사람이 아니라."

 

결국 여자의 작은 등이

들썩거리기 시작했고

남자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작은 등의 여자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럼 난 매일 여기 오겠다고

매일 이 자리에 앉아만 있겠다고

아무 것도 안하고 매일 그렇게 살거라고

올 때까지 그렇게 할거라고.

 

"그러지 마라."

 

남자는 그렇게만 말하고 자리를 떠났다.

 

다음날 그리고 그 다음날도

여자는 정말로 이 곳에 나와 앉아있었다.

 

그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꼼짝 앉고 앉아있는 여자의 작은 등을

남자는 멀리 창 밖에서

한참씩 지켜보다 돌아섰다.

 

그런데 오늘

남자가 다시 창 밖에서 이곳을 보았을 때

같은 자리엔 작은 여자 대신

웬 낯선 커플이 앉아있었다.

 

남자는 카페 안으로 들어와 커피를 주문하고

문이 보이는 자리를 향해 자리를 잡았다.

 

잠시 후 문이 열렸다.

하지만 그녀가 아니었다.

다시 문이 열렸다. 그녀가 아니었다.

또 문이 열렸다. 그녀가 아니었다.

 

봄 노란 새 한 마리가 마당을 다녀갔다.

여긴 네가 쉴 곳이 아니라고

나는 남들이 모두 꺼리는 사람이라고

난 피어있는 꽃도 꺾어버릴 사람이라고

가라고 아무리 쫓아봐도

꼼짝 않고 마당 한 구석에 앉아있다.

 

노란 새 한 마리

오늘 슬픈 얼굴을 하고 날아갔다.

 

기다리면 안되지만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았다.

 

잘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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