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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스토리

함께 할 수 없는 우리가 늘 함께 할 수 있는 수많은 방법들. 난 이렇게 늘 당신과 함께.. [사랑을 말하다 中 - 라디오 푸른 밤 그리고 성시경 입니다.]

by 행복을찾아@ 2021.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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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엔 서로 바빴고

토요일엔 여자에게 다른 일이 있었고

일요일엔 꼭 얼굴 보자

그렇게 내내 약속했던 두 사람.

 

그런데 일요일 아침 남자가 갑자기

호출을 받고 회사로 불려나갔다.

 

"어떡하지. 오늘도 못 보겠는데."

 

남자의 미안한 목소리에

여자는 괜찮다고

그것보다 일요일까지 일을 하다니

피곤해서 어쩌냐고..

 

그리고 점심시간이 막 시작될 즈음

남자에게서 메시지가 날아왔다.

 

'뭐해 안 심심해?'

 

여자도 빨리빨리 손가락을 움직여 답장을 보냈다.

 

'이제 밥 먹으려고 준비 중

 엄마가 카레 만들었어'

 

그러면 30초 만에 남자의 답장

 

'그럼 나도 카레 먹어야겠다.

 지금 다들 밥 시키고 있었거든. 잠깐만.'

 

그렇게 점심시간 내내 이어진 메시지들

맛있냐고. 맛있다고.

 

지금 혹시 TV보고 있냐고?

아니라고. 노래 듣고 있다고.

그럼 나도

그 노래 들으면서 밥을 먹겠다고

 

혹시 창문 열어봤냐고.

지금 열어보겠다고.

지금 너네 집에 있는 그 바람.

사실은 방금까지 우리 사무실에 있던 거라고.

내가 그 바람보고 너한테 가보라고 시켰다고.

그랬냐고.

어쩐지 바람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더라고.

 

일은 평일보다도 더 늦게 끝나고

집에 도착해 옷을 갈아입은 남자는

다시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나 집에 왔음. 지금은 뭐해?'

 

여자의 빠른 답장

 

'어 피곤하겠다고 난 엄마랑 개그콘서트 보는 중'

 

그러면 남자도 냉큼 TV를 켜고

요즘엔 저 코너가 재밌더라고.

맞다고. 요즘 저 사람이 제일 웃기다고.

 

TV를 보면서 같이 막 웃기도 하고

좀 덜 재밌는 부분에선 다른 이야기도 하고

프로그램이 끝날 때쯤

여자는 그런 메시지를 보냈다.

 

'근데 개콘도 이렇게 보니까 되게 로맨틱하다'

 

당신이 먹는 것과 같은 음식을 먹기.

당신이 듣고 있는 음악을 나도 찾아 듣기.

 

내가 보고 있는 풍경을

사진으로 찍어 당신에게 보내기.

같은 바람을 만났다고 생각하기.

 

'보고 싶당' 네 글자 뒤에 말줄임표를

열 두개나 찍어서 보내기.

 

언젠가 먼지가 들어간 내 눈을 호호 불어주던

당신의 숨결을 가만히 떠올려 보기.

 

늘 함께 할 수 없는 우리가

늘 함께 할 수 있는 수많은 방법들

난 이렇게 늘 당신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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