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좋았어. 처음부터 끝까지.
여자친구를 별로 사귀어보지도,
만나고 싶어 하지도 않았던 내가
그냥 주고받던 연락에서
남들이 말하는 썸을 탔지.
그리고 결국 난 향수를 좋아한다는 널 위해
향이 좋은 노란 꽃을 선물했고
첫 만남때 내 고백으로 연애라는 걸 시작했어.
300km나 떨어져 있는 장거리에도 불구하고.
넌 갈라진 돌 틈 사이에 핀 꽃 같았어.
누군갈 좋아하고 사랑하는 느낌을 잊어버린
나한테 폈으니까.
너는 너가 얼마나 예쁜 사람인지 잘 모르더라.
내가 자주 말했었지.
"너가 내 여자친구인 게 믿기지가 않는다고,
내 여자친구가 돼줘서 고맙다고"
넌 이 말을 믿는다고 하지 않았어.
근데 그거 알아?
내가 널 보면서 느끼는 감정을
말로 표현을 해야 된다는 게 얼마나 어려웠는지.
너의 그 웃음과, 목소리와, 몸짓 하나하나를
글자에 담아야 하는 게 나에겐 얼마나 벅찼는지.
외로움을 많이 타던 너를 위해
그리고 널 너무 보고 싶어 하는 날 위해
너가 혼자 사는 집으로 가서 3일을 보냈어.
다른 커플들이 하는 일반적인 데이트가
얼마나 행복했는지.
같이 보낼 내일을 기대하고 설레해 하는 게
얼마나 행복했는지.
난 그런 예쁜 꽃이
이런 자리에 다시 필 수 있을까,
다시 핀다면 그게 언제가 될 지 모르기에
너에게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어.
몸은 떨어져 있어도 항상
옆에 있다고 느끼게 해주고 싶어서
최선을 다했던것 같아.
그러다 너는 내가 너에게 과분하다고,
내가 노력하는 만큼 해주지 못할 것 같다면서
이별을 통보했어.
어떤 말을 해도 넌 확고하더라.
난 이별의 이유가 이해가 가지 않았고,
카톡으로 이별을 말하는 너가 너무 밉고 야속했어.
헤어지고 너 질투나게 해볼까 하는 마음에
일부러 다른 여자를 프사로 하는 어린행동도 해보고
잘 지내는 척 SNS도 열심히하고
친구들도 만나보고 그랬는데 소용없더라.
혼자있을 때마다 눈물이 나다보니까 눈 감고 자려해도
눈 감으면 너 생각이 나서 미쳐버릴것 같았어.
그렇게 예쁜 꽃을 감싸고 돌보려다
내가 햇빛을 가리진 않았는지 반성도 하게 됬어.
이젠 너랑 함께 했던 모든 순간순간이
후회로 바뀌어가고 있어.
왜 널 마지막으로 만난 날 헤어질때
안아주지 않았을까.
왜 그때 너에게 가지 않았을까.
얼마나 사랑하냐고 자주 물어봤던 너에게
고작 부끄러움 때문에
끝이 안보일 만큼 사랑한다고 왜 말 못했을까.
그래도
사랑받는 여자였다는, 행복했다는 너에게
내 사랑을 받아줘서, 내 옆에서 행복해줘서
고맙다고 말할 수 있어서 다행이야.
오늘도 너한테 연락하고 싶어하는 마음
꾹 짓눌르면서, 이렇게.
널 마지막으로 만난 그 순간부터,
앞으로 마주칠 그 때까지 보고싶어 할테지만,
널 잊어보자는 다짐을 하면서
마음 진정시키고 글을 쓴다.
다음에 다시 꽃이 필 수 있다면
그 씨앗은 너가 되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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