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재중 전화 한통.
내가 네 전화를
일부러 안 받는 날도 있구나.
어떻게할까 생각하고 잇었어.
모른척 전화 받을까.
끝까지 눈치 없는 척
약한 네 마음 이용해서
조금 더 네 곁에 있을까.
올해까지만,
크리스마스까지만.
방금 너는 약속을 취소하려고
전화를 했을거야.
많이 미안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려고 했겠지.
그날 조카들도 오고해서
아무래도 집에 있어야 할 것 같다고..
'크리스마스 때 우리 뭐할까?'
내가 한참 전에 물었을 때부터 어쩌면
아마도 네가 준비해놨던 말들.
그때 넌 그랬거든.
'뭐든 좋지. 뭐 근데 어쩌면 그날
언니랑 조카들이 올지도 몰라서
그러면 집에 있어야 될지도 모르겠어.
워낙에 자주 못 보니까.'
언니 시댁이 멀어서 명절에도
서로 잘 못보고 그러거든.'
그렇게 길게 대답한다는 건
나한테 미안했다는 것.
그리고 그렇게 미리부터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는 거.
처음부터 내가 너무 좋아하니까
네 마음도 조금 움직인 거잖아.
미안한 만큼 잘 해주니까
너랑 있으면 내가 너무 행복해하니까
넌 더이상은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말
지금까지 못한 거잖아.
다 알면서도 모른척한 거.
그럴수록 더 잘해줘서
미안하게 만든 거.
그래서 그만 만나자는 말도
못 꺼내게 한 거.
나는 참 나쁜사람인 것 같다.
네가 블로그에 써놓은 말 무슨 뜻인지
훤히 알면서도 못본 척 한거.
네 죄책감을 갉아먹으면서
조마조마 하면서
그래도 난행복했던 거.
다 미안했다.
오늘 이런 얘기 하는 건.
내가 사놓은 다른 선물들보다
이게 더 좋을 것 같아서.
너한테 제일 필요할 것 같아서.
이제 그만 편하게 해주고 싶어.
욕심같아선 조금 더 옆에 있고 싶지만
크리스마스잖아.
다 해주고 싶지만
내겐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사람.
그나마 가장 원하는 것을
해줄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크리스마스
어떤 선물에 대한 이야기.
사랑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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