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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스토리

[사랑을 말하다] 그때도 참 좋았지. 남는건 사진이 아니라 기억이라고. 온 마음으로 서로에게 집중했던 시간은 어떤 사진보다 오래 남는 거라고.

by 행복을찾아@ 2021.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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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맘 먹고 간 어느 가수의 콘서트,

그런데 두 사람은 싸우고 말았다.

 

공연도중 여자가 핸드폰으로

몰래몰래 동영상을 촬영한 것이

화근이었다.

 

"그만 좀 해.

 아까 찍지말란 소리 못들었어?

 그거 찍어서 뭐할라 그래."

 

남자가 말해도 여자는

계속 카메라를 끄지 않은 채

 

"쉿. 그런 말하면 어떡해.

 지금 네 목소리 여기 다 들어간단 말이야."

 

내내 못마땅한 얼굴로 앉아있던

남자는 마지막 곡이 끝나자

앵콜이 남아있는 걸 뻔히 알면서도

공연장 밖으로 나와 버렸다.

 

어쩔 수 없이 뒤따라 나온 여자는

공연의 열기에서 벗어나자

그제야 정신이 번쩍들며

눈치가 보이기 시작했다.

 

스스로도 딱히

자랑스러운 짓은 아니었기에

또 남자친구가 그런 행동을 유난히

싫어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바로 집에 갈까?

 밥 먹을래?

 배는 아직 안 고픈가."

 

여자가 기분을 맞추려 애쓰는걸 알면서도

남자는 어지간히 짜증이 났는지

대꾸도 없이 주차장으로 걸어가기만.

 

 

차를 타고 움직이면서도

한동안 둘 사이엔 말이 없고

15분쯤 지났을까?

 

남자는 부글부글한 것이 가라앉자

그제야 조수석에 소리도 내지 않고 앉아있는

여자친구가 눈에 들어왔다.

 

화가 다 풀린 건 아니지만

그 기죽은 모습에 남자는

또 안쓰럽고 미안한 마음.

 

"그니까 그걸 왜 그렇게 찍고 그래.

 찍어서 뭐하려고... 넌 배 안고파?"

 

 

그때까지 숨만 쉬고 있던 여자는

그제야 말소리를 냈다.

 

"나 원래 그렇게까지는 막 그러지 않는데

 오늘은 너랑 공연보는거 처음이고

 나중에 같이 보면 좋을 것 같아서...

 남는 건 사진밖에 없으니까."

 

그 말에 남자가 여자에게 물었다.

 

 

"너 우리 강원도 갔다오는 길에

 하늘에 별 엄청 많았던 거 기억나?

 

"그때 진짜 추웠는데..

 너 별 본다고 뒷자리에 있던

 체크무늬 담요 덮어쓰고 차에서 내렸던 거."

 

"그때 너 막 입김불면서

 담배피는 흉내낸거. 기억나지?"

 

"거봐, 야 그때 우리 사진 한장도 안 찍었는데

 다 기억나잖아."

 

"오늘 네가 내내 핸드폰 들고 있어서

 난 공연보는동안

 네 손 한번도 못잡았다. 그거 알아?"

 

"그때 공연장에서 네가 듣고

 막 울었던 그 노래 뭐였더라..

 그때 우리 내내 손잡고 있었던 거 기억해?

 

"그때도 참 좋았지.

 남는건 사진이 아니라 기억이라고."

 

"온 마음으로 서로에게 집중했던 시간은

 어떤 사진보다 오래 남는 거라고."

 

사랑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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