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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숲 이야기

겪었던 아픔 받은 은혜, 절대 잊지 않고 내가 겪었던 그 탁한 병실에 갇혀있는 그들을 위해 희망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응원해주세요. [고려대학교 대나무숲 #13348]

by 행복을찾아@ 2021.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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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10일#13348번째포효

 

 

자려고 자려고 하고있지만,

잠들 수 없는 밤이네요.

 

내일이면, 내일 병원을 가면

만12세부터 10년을 줄곧 달고 살아온

병 완치 판정을 받습니다.

 

초등학교 때 뭣 모르고

놀러 갔다온 스키장에서 신장이 얼었고,

그렇게 신장병을 안고 살게 됬어요.

 

시골의 엄한 병원에서 병을 키워서 한동안

신장투석기 없이는 사람 노릇 못 했고,

신장이식 이야기도 오고 갔습니다.

 

신장이식은 신중히 결정 내리자며 향한

서울대학 어린이병원에서

만성질환 판정을받고 고생한 그만큼

혹은 그보다 더 힘들거라는

주치의 선생님 말씀을 들었습니다.

 

시골기지배가 느끼는

서울에 살고있다는 흥분과 설렘을

무시할만큼 병원생활은 힘겨웠고,

 

큰딸이였던 제가

가족에게 짐이된다는

마음의 부담이 버거웠어요.

 

그리고 이기적이게도 무엇보다,

연일진행되는 투석, 이뇨제 복용,

염분섭취제한, 조직검사,

삼키면 위액이 거꾸로나오는 독한약들,

복수,폐, 다리 가리지않고

차있는 20kg의 물.

 

내가 너무도 힘들었습니다.

 

 

병원을보면 아직도

투석했던 바늘이 있던 위치가

따끔거리더라구요.

 

큰 대학병원이다보니

위중한 환자들이 많았죠.

 

아직도 기억하는 서7병동,

옆자리에서 같이 병원살이하던 친구들,

애기들 웃으며 집으로 떠나보내기도 했고,

몇몇은 사이렌소리와 함께

떠나보내기도 했었죠.

 

이름도 얼굴도 기억해요.

아이들의 이야기도.

좋아하는 만화도.

 

그렇게 입원 퇴원을 반복하면서도

주사맞으면서 병원에서도 공부를 놓지않고,

코피쏟으며 겨우 외고를 들어갔습니다.

 

공부라도 잘하지않으면, 이세상에

나의 존재가치가 없다고 생각되어서,

그리고 병한테 지는거같아서

그렇게 절실했던거 같습니다.

 

그 학교를 재발한 병때문에

휴학을 결정하고 병원에 들어선 날,

크리스마스가 겨우

이주남았던 그 암흑같던 날,

 

투석을마치고 6인실에 들어섰을때

널부러진 아이들과 보호자들의 모습이

눈에 꽉들어차서.

 

희망이 보이지 않는 병원이 너무 탁해보여서,

이들을 위해 무언가 해주고싶다 해서,

무조건 닥치고 공부를했습니다.

 

독했습니다.

시간이 부족해서 재수를하고

고대를 올수있었고,

 

그 아이들 그리고 보호자들을 위해

무언가 할 수있는 과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이제 내일은 드디어

10여년만에 완치 판정을 받으러갑니다.

 

아파도 공부는 해야한다고

몰래 시험시간 맞춰

외출 시켜주시던 주치의 쌤,

 

몰라보게 이뻐졌다던 서7병동 언니들,

그리고 병원에서 같이 동고동락한,

우리 애기들.

 

마음고생한 가족,

고맙습니다.

 

겪었던 아픔

받은 은혜,

절대 잊지않고.

 

내가 겪었던

그 탁한 병실에 갇혀있는 그들을 위해

희망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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