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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스토리

[사랑을 말하다] 나와 같기를 바라는 것이 너에게 강요가 된다는 걸 아는 순간, 그렇지만 나도 바뀔 수 없다는 걸 아는 순간, 절대 놓을 수 없을 것 같던 마음을 내가 먼저 버린다.

by 행복을찾아@ 2021.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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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데이트

그렇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그날 밤 내가 전화를 했을 때

넌 전화를 받지 않았지.

 

씻고 있나,

벌써 잠이 들었나.

 

그런데 그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사흘이 지나서야 너는

짧은 답장을 보냈어.

 

'뭐하세요?'

아무렇지도 않은 말투.

그래서 나는,

아 이게 말로만 듣던

밀고 당기는 게임이구나.

 

그렇다면 나는 네가 미는 대로

당기는 대로 끌려 다니면 되겠다

나는 어차피 네가 좋으니까.

 

생각해보면 그것도 오해였지

너는 나를 애를 태울 생각도

상처를 줄 생각도 없었고

그냥 그게 너였던 거야.

 

그런 너한테 진심으로

익숙해지고 싶었는데..

 

 

네가 틀렸다고는 생각 안했어.

 

그래. 연애한다고 해서 하루 24시간

전화기가 내는 모든 소리에

득달같이 반응을 할 수는 없는 거지.

 

그래. 그렇게 생각하는 너를 이해한다면

나도 전화기 앞에서 죽어갈 필요는 없지

 

넌 거짓말도 한 적 없어

다만 나를

사랑한다고 말했을 뿐.

 

 

사랑이라는 말이

이렇게 다를 줄은 몰랐어.

 

나는 너도

내가 떠날까 봐 겁을 내고,

 

너도 내가

애인인걸 자랑하고 싶어하고,

 

너도 남들이

내 나쁜 얘기를 하면

화를 내고 싸워줄 줄 알았어.

 

너는 나와 다른걸 알았지만

그래도 나를 사랑한다고 말했으니까.

 

나와 있을 때

친구들을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친구들과 있을 땐

나를 생각하지 않는 것.

 

같이 있으면 즐거운 것.

같이 있지 않으면 그래도 괜찮은 것.

너한테 사랑은 아마도 그런 것.

 

 

하지만

네가 그토록 싫어하는

촌스러운 것들이 익숙한 나는

 

더 질척거리고 끈적거리는

그런 게 필요해.

 

질투하고 기다리고

화내고 싸우고

어이없이 화해하고.

 

나와 같기를 바라는 것이

너에게 강요가 된다는 걸 아는 순간

그렇지만 나도

바뀔 수 없다는 걸 아는 순간

 

절대 놓을 수 없을 것 같던 마음을

내가 먼저 버린다.

 

 

헤어지자는 말에도

그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얼굴로

 

꼭 그래야 되냐고

덤덤히 물어보는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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