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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스토리

이미 나를 좋아하고 있으니 애가 타지도 않았고 주위를 둘러보면 뭐 더 예쁜 여자들도 많았고.. 사랑을 놓치다. [사랑을 말하다 中 - 라디오 푸른 밤 그리고 성시경 입니다.]

by 행복을찾아@ 2021.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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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그냥 장난이었다.

 

남자는 자주

그녀가 절대 좋아할리 없는

돌쇠 타입의 친구와

그녀를 엮어대곤 했었다.

 

"야. 그러지 말고 만나봐. 걔 능력 있잖아.

 몸도 얼마나 튼튼한데. 다리가 딴딴해."

 

"야. 너 언제까지 남자 키 따지고

 얼굴 따지고 그럴래? 이제 나이가 있는데

 한 번 만나봐. 걔는 너한테 완전 마음 있더구만."

 

"아이 왜 잘 어울리는데

 내가 네 전화번호 준다 괜찮지?

 어라 벌써 전송했네."

 

그때 그녀는 분명히 싫다고 했었다.

 

"하지 마! 싫어!

 전화번호 주면 어떡해?

 그리고 내가 무슨 의자 고르니?

 튼튼하고 다리 딴딴하고 작게?"

 

"그러는 너나

 반 해골 같은 여자들만 쳐다보지 말고

 몸도 마음도 튼튼한 사람 좀 찾아봐라."

 

뻔히 싫다고 할 줄 알면서도

자꾸 그렇게 놀렸던 건

 

다른 남자를 질색하는 모습이

이 남자를 은근

흐뭇하게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래 그렇겠지? 넌 날 좋아하니까.'

 

그렇게 남자도

그녀에게 마음이 없지 않았다.

 

같이 있으면 재미있고 가끔이지만

예쁘다 싶은 날도 있고 말도 잘 통하고

다만 굳이 고백할 필요는 느끼지 못했다.

 

이미 나를 좋아하고 있으니

애가 타지도 않았고

주위를 둘러보면 뭐

더 예쁜 여자들도 많았고.

 

돌쇠 같은 그 친구를 빼곤 딱히 그녀를

탐내는 사람도 없는 것 같으니

당장 어디로 사라질 것 같지도 않았고.

 

그런데 어쩐지

연락이 뜸하다 싶었던 그녀.

 

어느 날 놀랍게도

돌쇠 친구의 손을 잡고 나타났다.

 

돌쇠가 화장실에 간 사이 충격으로

숟가락질도 제대로 못하는 남자가

버벅거리며 어떻게 된 거냐고 물어보자

여자는 그렇게 설명했다.

 

"그때 네가 내 전화번호 남긴 날

 진짜 전화를 했더라고."

 

"처음엔 안 나가려고 했는데

 생각할수록 네가 너무 얄미운 거야."

 

"내가 널 좋아하는 거 뻔히 알면서

 네가 자꾸 그러니까

 그래서 오기로 만나봤거든

 근데 그냥 이렇게 됐어."

 

"다 네 덕분이지 뭐.

 야 너 아니었으면

 이렇게 좋은 사람인 줄도 모르고

 외모만 보고 싫어할 뻔했다 야."

 

"고마워 친구야.

  너 오늘 먹고 싶은 거 다 먹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지가 싫다 그래 놓곤.'

 

남자는 한동안

어이가 없어 중얼거렸지만

그 질문의 답은 이미 나와 있었다.

 

남자는 어쩌면

자기 것일 수도 있었던 인연을

곱게 포장해서 아예 은쟁반에 받쳐서

돌쇠 친구에게 갖다 주었고,

 

돌쇠는...

돌쇠는 용감했다.

 

사랑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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