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728x90

사랑을 말하다48

[사랑고백] 언니를 생각하면 가슴이 터질 것 같아. (연세대학교 대나무숲 동성애 고백에 난리 난 글과 그에 대한 답장) 연대숲 #66777번째 외침: 언니를 생각하면 가슴이 터질 것 같아. 스무 살이어서 그렇겠지, 새내기라서 그렇겠지. 내가 처음 접한 대학이라는 곳은 너무나 다양한 사람들로 재미있는 일들로 가득하니까, 모든 게 다 설레고 즐거우니까, 한때 지나가는 순간적인 감정에 매몰되어 두근거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밤을 지새우는 건, 그 밤을 지새우는 시간이 1년이 넘어가는 건, 밤이 지나가면 지나갈수록 이 감정이 강렬해지는 건 당연한 거겠지. 언니를 생각하면서 어떻게 감정이 강렬해지지 않을 수 있겠어. 새내기 오티 때 늦으면 큰일 난다는 건 누가 알려 준 걸까. 탁 트인 백양로에서 건물 하나를 못 찾아 잔뜩 울상이 된 나를 언니는 어떻게 봤을지, 그런 내가 언니에겐 어떻게 보였을지, 아직도 궁금해. 마침 같은 과 선배였.. 2021. 2. 4.
[사랑을 말하다] 헤어진지 벌써 여러해. 친구가 남기고간 커피를 싱크대에 쏟아버리다가 난 이제야 네가 가여워서 눈물이 난다. 미안. 멀리서 놀러온 친구가 일주일쯤 집에 있다가 오늘 아침에 떠났거든. 집처럼 편히 쓰라고 했더니 정말 자기 집처럼 막 지내더라구. 옷도 막 아무데나 벗어놓고 아무거나 꺼내먹고. 젖은 수건도 막 아무데나 던져놓고. 혼자 사는 게 워낙 익숙한 나라서 누가 집을 어지르는 게 좀 싫기도 했고 같은 공간에 지내는 것도 좀 불편했는데 막상 간다고 하니까 의외로 많이 서운했어. '좀 더 있다 가지' 나도 모르게 진심으로 그런 말이 나오더라 친구는 '곧 다시 폐 끼치러 올게 조금만 기다려라' 그러면서 웃어 보이는데 난 기분이 이상해서 웃지도 못했어. 그렇게 친구를 공항 버스에 태워보내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그 30분 만에 집이 완전히 달라져 있었어. 이 좁은 집이 이렇게 허전할 수도 있구나... 그런 생각? 소파 위에 엉켜.. 2021. 2. 4.
[사랑을 말하다] 우리가 운명이라고 생각했어? 그럼 계속 그렇게 믿어. 내가 그렇게 만들어 줄 테니까. 처음으로 여자친구의 친구들을 소개받는 자리 아니, 처음으로 그 친구들에게 소개되는 자리 조금 부담스럽긴 했지만 남자는 아침부터 무척 들떠있었다. 드디어 남자친구의 지위를 정식으로 인정받는 기분. "네가 말한 거 이거. 이 옷 맞지? 괜찮아? 아, 그럼 오늘은 양말도 제대로 신고 왔지 볼래?" 어젯밤 여자친구가 내린 지령에 따라 옷도 제대로 차려입고 "참, 나 현금도 진짜 많이 가져왔다. 야, 혹시 카드 안되는데 갈까봐. 나 잘했지? 지갑도 두둑하게 준비하고." 그런 남자를 보며 여자친구는 흐뭇한 얼굴로 남자의 엉덩이를 토닥토닥. 그러면 이 남자는 또 신이나서 들썩 들썩. 모든 것은 순조로웠다. 무엇보다 여자친구의 친구들은 리액션이 매우 훌륭했다. "저, 뭐든지 드시고 싶은 거 다 시키세요." 남자의 한마.. 2021. 2. 4.
당신이 나한테 물은 적 있지? 내가 생각하는사랑은 어떤 거냐고. 한참을 생각한 끝에내가 내린 결론은 이거야. [새벽 세시 - 새벽 세시 님] 당신이 나한테 물은 적 있지? 내가 생각하는 사랑은어떤 거냐고. 한참을 생각한 끝에 내가 내린 결론은 이거야. 어릴 때 동네 뒷산으로 소풍을 가잖아. 가서 도시락도 먹고 장기자랑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점점 할 게 없어지면 꼭 하는 게 있거든. 바로 네 잎 클로버를 찾는 거야. 그 많은 세 잎들 사이에서 꼭 네 잎을 찾는 다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거든. 그런데 결국 내가 딱 하나 있는 네 잎 클로버를 찾은 거야. 너무 기분이 좋아서 그걸 당신 앞에 들고 가서 웃었는데 당신이 나한테 그걸 자기한테 줄 수는 없냐고 해. 내가 말하는 사랑은 여기부터야. 당신이 그걸 줄 수 없냐고 말했을 때 나는 그게 아깝다는 생각을 조금도 하지 않은 채 주저 없이 그걸 네게 선물하는 거야. 그리고는 내게 고맙다는 말도.. 2021. 1. 30.
네가 참 보고 싶었는데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기도 했는데 그래도 다시 시작할 수는 없을 것 같아. [사랑을 말하다 中 - 라디오 푸른 밤 그리고 성시경 입니다.] 술 냄새를 풍기며 집에 돌아온 남자는 옷도 벗지 않은 채 침대에 몸을 눕히고는 눈을 감습니다. 그러길 10분쯤 남자는 어떤 생각 끝에 벌떡 몸을 일으켜 코트 주머니 속에 있던 전화기를 꺼내듭니다. 금방이라도 어디로 전화를 걸 것 같던 남자는 하지만 또 어떤 생각에 멈칫 동작을 멈춥니다. 그렇게 정지된 화면처럼 전화기를 손에 쥔 채 가만히 앉아있는데 그때 전화벨이 울립니다. 조용한 방안에선 너무 시끄러운 그 벨소리에도 남자는 그​저 전화기만 쳐다만 봅니다. 이제 ​꽤 오랫동안 울리던 벨소리가 잦아들고 화면엔 부재중 전화표시. 남자는 다시 한참동안이나 전화기에 시선을 걸쳐두고 생각에 잠겼다가 결국 방금 걸려왔던 번호로 짧은 문자메세지 한통을 씁니다. '아무래도 안될 것 같다. 미안하다.' 전송버튼을 누르고 .. 2021. 1. 30.
너 집시들 이름 이야기 들어본 적 있어? 그 사람들은 저마다 이름이 세 개씩이나 있대. [사랑을 말하다 中 - 라디오 푸른 밤 그리고 성시경 입니다.] 너 집시들 이름 이야기 들어본 적 있어? 그 사람들은 저마다 이름이 세 개씩이나 있대. 첫 번째는 우리처럼 공식적인 이름. 두 번째는 가족들끼리만 사용하는 이름. 세 번째는 비밀 이름. 집시들은 태어나면 곧바로 흐르는 물에서 세례를 받는대. 그때 엄마가 아가의 귀에 대고 귓속말로 비밀 이름을 말해준대. 비밀 이름을 짓는 건 악귀들을 속이기 위해서야. 이름을 모르면 아이를 꾀어낼 수가 없거든. 비밀 이름은 평생 부모랑 자기만 아는데, 어른이 되면 또 한 사람에게 알려줘. 바로 평생을 함께할 사랑하는 사람. 왜 우리가 생각할 때 집시들은 엄청 자유롭게 사랑할 것 같잖아. 근데 어떤 집시 촌에서는 자유연애가 금지돼있는 거 알아? 심지어 얼굴도 모르고 부 모가 정해주는대로 결혼하기도 한다네. 옛날의 우리나라처럼.. 2021. 1. 30.
[사랑글, 감성글] 서운함이란 기대만큼 주지 않는 상대방에 대한 감정이 아니라 기대가 너무 컷던 나 자신에게 느끼는 감정. 서운함이란 기대만큼 주지 않는 상대방에 대한 감정이 아니라 기대가 너무 컷던 나 자신에게 느끼는 감정. [사랑할 때 알아야 할 것들 - 김재식 님] 결혼을 하자느니 아들 하나에 딸은 셋 낳고 넓은 마당 있는 집을 지어 커다란 나무 하날 심자느니. 그 애는 말도안 되는 걸 매일 너무 쉽게 이야기했다. 그런데 돌이켜 생각해보니 어쩐지 이해가 될 것 같다. 아득히 먼 내일의 내일까지 모두 오늘로 데려올 만큼 그애는 내가 좋았던 거다. 말도 안 되게. 2021. 1. 29.
현명하고 조금 더 운 좋은 사람들이 상대방의 외모 밑에 숨겨진 놀라운 매력을 발견해내고 사랑에 빠진다. [사랑을 말하다 中 - 라디오 푸른 밤 그리고 성시경 입니다.] 여자가 친구에게 말했다. 그냥 착하고 좋은 사람 만나고 싶다고. 웃겨주는 사람이면 더 좋고. 길에다가 쓰레기 버리고 그런 사람은 싫고. 운전할 때 안전벨트는 꼭 메고 다니는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쌍꺼풀이 없으면 좋겠지만 그게 또 뭐 중요하냐고. 돈도 많으면 좋겠지만 그것도 중요한 건 아니라고. 남자가 친구에게 말했다. 그냥 착하고 좋은 사람 만나고 싶다고. 많이 웃어주는 사람이면 좋고. 어른들한테 잘하고 여성스러운 매력이 있으면 좋겠다고. 몸매가 너무 앙상하진 않았으면 좋겠지만 그게 또 뭐가 중요하냐고. 능력도 있으면 좋겠지만 그것도 중요한 건 아니라고. 양쪽의 이야기를 모두 들은 친구는 두 사람을 서로에게 소개해줬다 "야 너 웃기는 남자 좋다 그랬지? 얘 진짜 웃기거든. 쌍꺼풀 없어. 안전벨트 .. 2021. 1. 29.
이미 나를 좋아하고 있으니 애가 타지도 않았고 주위를 둘러보면 뭐 더 예쁜 여자들도 많았고.. 사랑을 놓치다. [사랑을 말하다 中 - 라디오 푸른 밤 그리고 성시경 입니다.] 당연히 그냥 장난이었다. 남자는 자주 그녀가 절대 좋아할리 없는 돌쇠 타입의 친구와 그녀를 엮어대곤 했었다. "야. 그러지 말고 만나봐. 걔 능력 있잖아. 몸도 얼마나 튼튼한데. 다리가 딴딴해." "야. 너 언제까지 남자 키 따지고 얼굴 따지고 그럴래? 이제 나이가 있는데 한 번 만나봐. 걔는 너한테 완전 마음 있더구만." "아이 왜 잘 어울리는데 내가 네 전화번호 준다 괜찮지? 어라 벌써 전송했네." 그때 그녀는 분명히 싫다고 했었다. "하지 마! 싫어! 전화번호 주면 어떡해? 그리고 내가 무슨 의자 고르니? 튼튼하고 다리 딴딴하고 작게?" "그러는 너나 반 해골 같은 여자들만 쳐다보지 말고 몸도 마음도 튼튼한 사람 좀 찾아봐라." 뻔히 싫다고 할 줄 알면서도 자꾸 그렇게 놀렸던 건 다른 남자를 질색하.. 2021. 1. 29.
그냥 너라서 좋은 거. 그래도 너만 좋은 거. [사랑을 말하다 中 - 라디오 푸른 밤 그리고 성시경 입니다.] 시작은 지난 금요일이었다. 남자의 후배가 커플이 됐다며 자기 애인을 이 두 사람에게 소개했을 때 남자는 인사치례로 하지만 약간의 진심도 섞어 그렇게 말했다. "되게 예쁘시네요, 키도 되게 크시고." 그리곤 옆에 있는 자기 여자친구를 가리키며 "전 아직도 가끔 옆에 보면 얘가 없는 것 같아 놀란다니깐요. 어찌나 키가 작은지. 에이 땅꼬마." 그리곤 또 한 번 바보같이 하하하 웃기까지. 그 순간 여자의 머리엔 뿔이 돋았다. 남자가 평소에 땅꼬마라고 부를 땐 여자도 별로 싫지 않았다. 좀 귀여운 것 같기도 하고 보호받는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늘씬한 다른 여자를 앞에 세워놓고 자기를 땅꼬마라고 부르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 그날 이후 뿔 달린 여자는 결코 곱게 말하지 않았다. 남자가 뭐라고 말을 하기라도 하.. 2021. 1. 29.
그렇게 좋아했다면서 그럼 그 사람하고는 왜 헤어진거야? [사랑을 말하다 中 - 라디오 푸른 밤 그리고 성시경 입니다.] "그렇게 좋아했다면서 그럼 그 사람하고는 왜 헤어진거야?" 우리가 친구였을 때 너도 나도 누군가와 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그래서 우리가 자주 둘이 술잔을 기울였을 때. 나는 덤덤했지만 너는 가끔 눈물을 보였을 때. 그래서 내가 그렇게 물었을 때 넌 그랬지. 그걸 아직도 모르겠다고 그냥 그 사람 마음이 식은 것 같았다고 그리고 너는 씩씩하려고 하면서 그랬어. "누가 그러더라. 내가 너무 좋아해서 그렇게 됐을 거라고. 난 밀고 당기고 그런거 싫거든. 하지도 못해 그런 거. 좋아하면 그냥 막 좋아해 버리니까." "모르겠어. 누굴 너무 지나치게 좋아할 수도 있나? 그렇다고 내가 전화를 수십 통씩 하고 하루종일 같이 있어달라고 하는 그런 사람은 아닌데.." 너는 정말 모르겠다는 얼굴로 말하고 있었지만 난.. 2021. 1. 28.
행복하다는 말 백 번 보다 더 행복한 얼굴로 커피나 한 잔 하자며 편의점을 향해 걸어가면서 두 사람은 서로 이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사랑을 말하다 中 - 푸른 밤 그리고 성시경 입니다.] 어느 금요일 언제나처럼 평범한 데이트. 만나서 떡볶이를 먹고 손을 잡고 천천히 걸어다니고. 귀걸이를 고르고 사지는 않고. 카페에 들어가 커피와 케이크를 먹고 이야기를 하고. 그렇게 또 하루를 보내고 헤어질 무렵. "얼른 들어가. 집에 가서 전화할게." 남자가 막 돌아서려는데 여자가 갑자기 남자를 불러 세웠다. "있잖아... 있잖아. 이번 주말에는 나 말고 그냥 친구들이랑 놀아." 남자는 무슨 일인가 싶어 눈썹을 찡긋 거리며 물었다. "왜? 너 무슨 약속 있어? 어디가?" 그러자 여자의 대답 "그게 아니라. 요즘 우리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했잖아. 내가 좋아하는 것만 먹고 내가 가고 싶은 데만 가고 너 친구들이랑 술 마시는 거 좋아하는데 친구들도 한참 못보고.." "그러니까 이번 주말엔 친구들 만나서 운동.. 2021. 1. 28.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