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728x90

사랑을 말하다48

[사랑을 말하다] 어쩌면 나쁜 사람으로 남은 게 차라리 다행인지도 모르겠다고, 나는 너무 어리석었을 뿐 너를 좋아하지 않은 건 정말 아니었는데.. 퇴근길에 보니까 월요일인데도 늦도록 카페에 사람들이 많았어. 날씨가 좋아서 그랬나 봐. 너도 그랬잖아. 이런 날 바로 집에 들어가면 그냥 뭔가에 지는 것 같다고.. 날씨 탓인지 오늘은 나도 괜히 거기 앉아있고 싶더라. 잠깐 망설이긴 했지. 그냥 집에 가서 혼자 커피믹스 타먹는 게 더 외로울까 아님, 저기 사람들 틈에 나 혼자 앉아있는 게 더 쓸쓸할까 그런 생각. 겨우 용기 내서 카페 안으로 들어갔는데 결국 그냥 나왔어. 사람들 소리가 얼마나 시끄러운지 유리문을 여는 순간 누가 귀를 때리는 것 같은 기분. 내가 낄 곳이 아닌 것 같고 그렇지만 들어갔다가 바로 나오기도 뭣해서 나는 괜히 누굴 찾는 척 두리번 두리번 누가 봤으면 정말 바보 같았겠지? 문을 닫고 나오니 소음은 금방 또 멀어지고 다시 카페 안 들.. 2021. 2. 19.
[사랑을 말하다] 당신의 바로 앞에 내가 있는데, 나는 당신의 친구가 아닌 당신이 좋은데, 나로 인해 두근거리지 않는 건 알고 있었지만... '뭐해? 영화나 볼까' 미리 할 말을다 준비하곤 전화를 겁니다. 근데 어쩐 일인지 통화 연결음이채 시작도 되기전에 그녀가전화를 냉큼 받습니다. '어' 반가움이 더럭. '응? 어떻게 이렇게 빨리 받지.어디야? 영화 한편 볼까?' 그런데 그녀가 선뜻. '그럴까? 뭐 재밌는 거 있나' 모든 게 잘 풀리는 기분. 미리 생각해둔 영화를 보자고 하고티켓을 예매하고카페에 앉아 조금 기다리니금방 그녀가 나타납니다. 예상과는 좀 다른 모습.화장은 분명 안 한 것 같고야구모자에 그 위에 또 후드 티까지 덮어 쓴참 ... 소탈한 차림? 양복에 트렌치 코트를 입은 내가 좀 튀는 것 같아 머슥하기도 하지만뭐 일단은 마냥 반가운 마음. '야 오늘은 뭔가 다 빠르네전화도 걸자마자 받더니너 내 전화 혹시 기다린 거 아니야?농담이야 .. 2021. 2. 15.
나 방금 중딩때 남자동창 만났는데.. (네이트 판에 난리났던 달달한 글) 나 15살때 같은반이었던 남자애가 있었는데 걔가 날 좋아했었단말이야. 남자애들 앞에서 내가 말을 응 아니밖에 못했는데 걔가 되게 말을 재밌게 잘해서 걔랑은 꽤 말을 잘했어. 잘생기진 않았고 귀엽게 생겼다고 해야되나 나 키 160인데 나보다 작았어. 말을 웃기게 잘해서 나도 걔가 좋았어. 나 15살때 친구가 나 왕따시켰는데 그날 학교에 늦게갔거든 그랬더니 걔가 남자애들 다 데리고 선생님한테 가서 ㅇㅇ이가 ㅇㅇ이 왕따시킨다고 혼내달라고 이러면서 엄청 걔 욕을 했다는거야.. 그리고 내가 우울하면 열이나고 눈물이 나고 몸이 뜨거워지고 가끔 그러는데 체육끝나고 내가 엎드려서 울고있었어. 근데 걔가 내 등 두드리더니 왜그래? 아파? 이러는거야. 근데 나는 그말듣고 너무 서러워서 엉엉 울었어. 근데 걔가 내 얼굴에 .. 2021. 2. 14.
[사랑을 말하다] 나는 너의 그대가 되고 싶었지만, 나는 많은 이별 중에 하나였구나. 오늘 낮에 나는 내가 그렇게 반응했다고 기억하고 있었거든. '아 그렇구나' 그냥 그렇게 말했고 좀 웃어보이려고 했는데 그게 잘 안되긴 했다고. 그런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표정관리를 못했나봐. 본의 아니게 그 소식을 전했던 그 후배가 방금 메시지를 보냈네. 괜한 이야기 한 것 같아서 죄송하다고 다 아시는 줄 알았다고 아까 너무 안 좋아보여서 걱정된다고 혹시 술 친구든 뭐든 필요하면 전화달라고. 그렇게 살뜰한 친구가 아닌데 이렇게나 긴 메시지를 보낸걸 보면 내 얼굴이 많이 이상하긴 했나봐. 괜찮다고 답장을 보내야 하는데 그런데 나는 그럴수 있다고 생각해. 아니, 정말 그렇게 생각해 본적도 있어. 너는 두루두루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편이 아니니까 그리고 너는 더 많이 알 수록 더 예쁜 사람이니까. .. 2021. 2. 11.
[사랑을 말하다] 나와 같기를 바라는 것이 너에게 강요가 된다는 걸 아는 순간, 그렇지만 나도 바뀔 수 없다는 걸 아는 순간, 절대 놓을 수 없을 것 같던 마음을 내가 먼저 버린다. 처음 데이트 그렇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그날 밤 내가 전화를 했을 때 넌 전화를 받지 않았지. 씻고 있나, 벌써 잠이 들었나. 그런데 그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사흘이 지나서야 너는 짧은 답장을 보냈어. '뭐하세요?' 아무렇지도 않은 말투. 그래서 나는, 아 이게 말로만 듣던 밀고 당기는 게임이구나. 그렇다면 나는 네가 미는 대로 당기는 대로 끌려 다니면 되겠다 나는 어차피 네가 좋으니까. 생각해보면 그것도 오해였지 너는 나를 애를 태울 생각도 상처를 줄 생각도 없었고 그냥 그게 너였던 거야. 그런 너한테 진심으로 익숙해지고 싶었는데.. 네가 틀렸다고는 생각 안했어. 그래. 연애한다고 해서 하루 24시간 전화기가 내는 모든 소리에 득달같이 반응을 할 수는 없는 거지. 그래. 그렇게 생각하는 너를 .. 2021. 2. 9.
사랑 받을 줄은 몰랐던 지난 날의 상처 안에 소심해진 나에게, 사랑 받는 것이 무엇인지 느끼게 해줘서고마워요, 정말. [고려대학교 대나무숲 - #35411 베텔게우스 만큼] 2018년 3월 13일 · #35411번째포효 ”베텔게우스 만큼.” 나를 얼마나 좋아하는지에 대한 너의 특이한 답변이었다. 나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말로 구구절절 설명해 달라고 부탁했는데, 돌아오는 답변은 정체 모를 별의 이름이었다. 온갖 수식어구를 붙여 감정을 전달하는 나와 달리, 너는 모든 감정을 하나의 단어로만 표현하였다. 무뚝뚝한 공대생 아니랄까, 과학이랑 담 쌓은 나는 인터넷의 힘을 빌리는 수밖에. 베텔게우스는 오리온 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로, 지금까지 알려진 거대한 별 중 하나이다. 이 붉은색 별을 태양의 위치에 놓으면 목성 근처까지 팽창해 있는 셈으로, 현재 엄청나게 팽창해 있다. 나를 향한 마음이 굉장히 밝고 크다는 것으로 지레짐작 해본다. “특이해.” 우리를 소개해 준 그 친구가 너에 대한.. 2021. 2. 7.
한 사람이 모든 깨달음을 가져다주는데 제가 어떻게 그에게 '마음을 뺏기지' 않을 수 있을까요. [연세대학교 대나무숲 - #58696] 연세대학교 대나무숲 - #58696번째 외침: 2018. 3. 14 오후 1:09:39 그런 사람들이 있잖아요. 그냥 관용적으로 썼던 표현들의 의미를 와닿게 해주는 사람들. 가령 '코끝이 찡하다' 라는 게무엇인지, '가슴이 아리다' 라는증상은 어떤 것인지, '시간이 멈춘 듯하다' 는느낌은 진짜인지, 또는 '보고있어도 보고싶다' 라는것은 어떤 심정인지. 다 직접 경험해보면이런 표현들이 괜히생긴게 아니구나 싶잖아요. 한 사람이이 모든 깨달음을 가져다주는데 제가 어떻게 그에게'마음을 뺏기지' 않을 수 있을까요. 2021. 2. 7.
[사랑을 말하다] 다들 잊은척 하다가 잊는 거고, 괜찮다고 거짓말 하다가 괜찮아지는 거고, 다들 그런거라고. 기다릴께. 나는 다 알잖아.네가 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것도.네가 원해서 헤어진 게 아니라는 것도. 아는 것보다 더 많이 알고 있지.어쩌면 나는네가 힘들어하던 마음을그 시간을 파고든 사람이니까. 내가 싫진 않지만누굴 다시 만날 준비가되어있는지 모르겠다고네가 많이 망설였을 때내가 그렇게 말했을거야. 누굴 만나는데 준비란 게 어딨냐고.원래 누굴 만나서또 누굴 잊고 그러는 거 아니냐고. 다들 잊은 척 하다가 잊는 거고.괜찮다고 거짓말 하다가 괜찮아지는 거고.다들 그러는 거라고.내 말을 믿어보라고. 네가 가끔 갑자기말이 없어질 때 난 초조해.네 맘에 또 어떤 기억이 떠오른 건 아닌지. 네가 오늘은 그냥 일찍집에 가고 싶다고 말할 때 난 불안해.내가 너를 충분히즐겁게 해주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내가 화장실이라도.. 2021. 2. 7.
[사랑을 말하다] 그때도 참 좋았지. 남는건 사진이 아니라 기억이라고. 온 마음으로 서로에게 집중했던 시간은 어떤 사진보다 오래 남는 거라고. 큰 맘 먹고 간 어느 가수의 콘서트,그런데 두 사람은 싸우고 말았다. 공연도중 여자가 핸드폰으로몰래몰래 동영상을 촬영한 것이화근이었다. "그만 좀 해. 아까 찍지말란 소리 못들었어? 그거 찍어서 뭐할라 그래." 남자가 말해도 여자는계속 카메라를 끄지 않은 채 "쉿. 그런 말하면 어떡해. 지금 네 목소리 여기 다 들어간단 말이야." 내내 못마땅한 얼굴로 앉아있던남자는 마지막 곡이 끝나자앵콜이 남아있는 걸 뻔히 알면서도공연장 밖으로 나와 버렸다. 어쩔 수 없이 뒤따라 나온 여자는공연의 열기에서 벗어나자그제야 정신이 번쩍들며눈치가 보이기 시작했다. 스스로도 딱히자랑스러운 짓은 아니었기에또 남자친구가 그런 행동을 유난히싫어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바로 집에 갈까? 밥 먹을래? 배는 아직 안 고픈가." 여자가.. 2021. 2. 7.
[사랑을 말하다] 다 해주고 싶지만, 내겐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사람. 그나마 가장 원하는 것을 해줄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크리스마스 어떤 선물에 대한 이야기. 부재중 전화 한통. 내가 네 전화를 일부러 안 받는 날도 있구나. 어떻게할까 생각하고 잇었어. 모른척 전화 받을까. 끝까지 눈치 없는 척 약한 네 마음 이용해서 조금 더 네 곁에 있을까. 올해까지만, 크리스마스까지만. 방금 너는 약속을 취소하려고 전화를 했을거야. 많이 미안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려고 했겠지. 그날 조카들도 오고해서 아무래도 집에 있어야 할 것 같다고.. '크리스마스 때 우리 뭐할까?' 내가 한참 전에 물었을 때부터 어쩌면 아마도 네가 준비해놨던 말들. 그때 넌 그랬거든. '뭐든 좋지. 뭐 근데 어쩌면 그날 언니랑 조카들이 올지도 몰라서 그러면 집에 있어야 될지도 모르겠어. 워낙에 자주 못 보니까.' 언니 시댁이 멀어서 명절에도 서로 잘 못보고 그러거든.' 그렇게 길게 대답한다는 건 나한.. 2021. 2. 5.
[사랑을 말하다] 그래서 나랑 오래오래 건강하게 같이 살자고. 이렇게나 너를 좋아하는, 내가 이렇게나 간절히 바라는데... "오늘부터다. 오늘 끊는거야. 지금 이게 마지막이야. 나랑 약속했잖아. 어?" 동동거리는 여자의 말에 남자는 일부러 담배연기를 더 크게 뿜었다. "천천히 하자. 뭐 그렇게 급하니?" 그 말에 여자는 성질이 나 눈이 쭉 찢어지는데 남자는 그게 또 재밌다는 듯. "아이구 무서워라. 귀신이 따로없네. 야, 귀신도 빨간휴지 파란휴지 옵션을 주는데 넌 어떻게 그렇게 선택의 여지도 없이 당장 끊으라 그러냐." 여자는 그따위 말에 대답도 하기 싫다는 듯 입을 꾹 다문채 눈이 찢어져라 남자친구를 노려보곤 혼자서 마구 빨리 걷기 시작합니다. "어디가 화났어? 진짜 화난거야? 그렇다고 새해 첫날부터 화를 내냐?" 여자는 정말 화가 났을 때 특유의 말투로 무섭고 차분하게 남자에게 말했다. "어. 나 화났어. 새해 첫날부터 .. 2021. 2. 5.
[사랑을 말하다] 너와 헤어지고 난 뒤 나는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 같은 지겹게도 똑같은 하루하루가 너무 막막해. 이제 나는 어디로 가야될지 모르겠어. 작년 이맘때 아직 취업을 하지 못했던 여자는 남자의 뻔한 직장생활을 부러워했었다. 재미없다 시시하다 하지만 그래도 1년이 어떻게 흘러갈지 대충이라도 짐작할 수 있지 않냐고. 월급을 받으면 어떤걸 살지 언제쯤 휴가를 갈지 고민하고 계획하면서 그렇게 살 수 있지 않냐고. 그리고 많이 불안해했었다. 나 내년 이맘때도 이러고 있을까봐 정말 겁나. 남자는 그런 여자친구가 안쓰러워 자주 마음이 무거웠지만 그래도 그런 여자친구가 옆에 있어서 참 좋았다. 무엇보다 해줄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었다. 면접을 보러 갈 때면 굳이 바래다주며 문 앞에서 몇번씩 화이팅을 외쳐주는 것도 좋지 않은 결과를 대신 들어주는 것도 그런 날이면 같이 정말 재미없는 영화를 보고는 큰 소리로 그 영화를 흉보며 길거리를 걸어 다니.. 2021. 2. 5.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