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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스토리71

몰랐어. 그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제일 좋아하는 사람의 자리와 제일 친한 사람의 자리를 한 사람한테 몽땅 다 내어줬던 거. [사랑을 말하다 中 - 라디오 푸른 밤 그리고 성시경 입니다.] 답장하기 애매한 메시지를 받았거든. 주말에 소개로 만난 사람한테 온건데 저번에 내가 밥을 샀으니까 다음에 자기가 맛있는걸 사겠다고 뭐 그런 내용. 난 사실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 없거든. 그래서 답장이 고민되더라. '네 연락드리겠습니다.' 뭐 그렇게 보내야 할지 아니면 '아닙니다 별말씀을 괜찮습니다.' 아니면 그런 말? 썼다 지웠다 계속 그러다가 네 생각을 해봤어. 만약에 지금 옆에 네가 있어서 내가 물어본다면 넌 뭐라고 말해줄까? 아마 넌 그러겠지. '그냥 보내지마.' '안보내면 마음에 없는 줄 알겠지.' '그리고 어차피 너 연락 안할 거잖아.' '전화 한다 그래놓고 전화 안하는 거.' '그게 제일 나쁜거야.' 이런 순간에 네 생각을 했다는 것도 그렇고 이런 이야기를 너한테 하고 싶다는 것도 그렇고 웃.. 2021. 1. 27.
우리는 자신이 받고 싶은 것을 상대에게 선물하는 습관이 있다. [사랑을 말하다 中] 라디오 푸른 밤 그리고 성시경 입니다. 그는 여행 가이드 북을 유용하지만 의존해서는 안되는 물건으로 생각했다. 그녀는 여행 가이드 북을 라면 냄비 받침으로 생각했다. 여행을 떠나기 한 달 전부터 모든 것을 계획하는 그는 큰 가방 하나만 들면 떠나는 그녀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때로는 그는 그녀에게 이렇게 묻곤 했다. "아이, 그렇게 살면 불안하지 않아? 그녀는 대답했다. "미래는 어차피 변하는거야. 계획을 세우면 뭐하니? 또 변수가 생길텐데." 그와 그녀는 인생을 맞는 태도가 하나도 비슷한 것이 없었다. 처음에는 그것이 서로를 끌어 들이는 매력으로 작용을 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자 그것이 서로를 불편하게 만들곤 했다. 어느 주말 저녁, 그가 미리 예약해 둔 식당으로 가는 길이었다. 갑자기 그녀가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우리.. 2021. 1. 21.
러브스토리, 백수와 백조의 사랑이야기 [17 END] 백수와 백조의 사랑이야기 [17 ENG] "그렇게 좋냐?" "어?.. 어." 결혼사진 야외촬영을 가는 날이다. 취직 어려울거 같다고 대학 때부터 일찌감치 사진공부를 한 동기 녀석에게 부탁했다. 근데 이 자식이 계속 놀린다. "제수씨 이 녀석 뭐가 좋다고 결혼을 하고 그러십니까. 이자식 뒷조사는 확실히 해 보셨어요?" "예? 어떤 뒷조사요?" "이를테면 대학 때 학점 같은거요." "아쒸~ 학점 얘기하지마~" 사실 남의 일 같다. 지금 내가 내 결혼사진을 찍으러 가는지 남의 사진을 찍으러 가는지도 헷갈린다. 이런 저런 생각에 빠져 있는 사이 어느 덧 남산이 눈 앞에 들어 왔다. 저기서 찍는단 말이지. 근데 솔직히 씩~ 웃어가면서 찍을 자신이 없다. 어려서부터 사진 찍을 때 웃는게 제일 힘들었는데.. 2021. 1. 5.
러브스토리, 백수와 백조의 사랑이야기 [15 ~ 16] 백수와 백조의 사랑이야기 15편 아.. 모하는 거야 빨랑 안오구. 닭도리탕 맛있게 해 놨는데... 분위기도 잡을 겸 해서 싸구려지만 포도주도 한 병 사 놨단 말이야. 어! 저기 군인 아저씨 한 명이 들어온다. 오~ 폼 좀 나는데.. 잘 했냐니까... "으응.." 하고 힘 없이 대답한다. 아이... 정말 왜 그래? 멋있게 경례 한 번 붙이고, 영화처럼 모자는 나한테 씌워줄줄 알았더니. 하긴 이 인간이 그렇지 뭐... 근데 앉아서 밥 먹자니까 젓가락도 안 들고 한숨을 푹푹 쉬고 있다. "왜 그래? 뭐 기분 나쁜일 있어?" "아니. 없어" "그럼 모오오~~~~~~~" "맨날 화장실 청소만 시킨다고 툴툴 대더니 그것 땜에 삐졌구나? 암튼 쪼잔하긴..." "......" "가게 앞에서 너희 아버님 만.. 2021. 1. 5.
러브스토리, 백수와 백조의 사랑이야기 [13 ~ 14] 백수와 백조의 사랑이야기 13편 그래서 내 계획을 얘기했다. 조그만 까페 비스무리한 걸 꼭 해보구 싶다구.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지 함께 하겠단다. 괜찮다니까, 없는 돈을 어쩌라구...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데굴데굴 하구 있는데 전화가 왔다. "인간아, 빨랑빨랑 움직여야지. 나와." "왜, 취직이라도 됐어?" 임시직이지만 어쨌든 기뻤다. 학교 홈 페이지 공고란에 이름이 떠 있는 걸 봤을 땐 순간, 입학시험 붙었을 때처럼 흥분됐다. 월급이 80만원 밖에 안되고 후배들 보기가 쫌 민망할거 같긴 했지만 지금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었다. 암튼 뭐든지 저지르고 보기로 했다. 놈이 아직 결혼을 안한게 다행이었다. 나도 결혼한 애들한테 꾸어달랄 정도로 눈치없는 놈은 아니다. 이자.. 2021. 1. 5.
러브스토리, 백수와 백조의 사랑이야기 [11~12] 백수와 백조의 사랑이야기 11편 더워 죽겠다. 내 방엔 에어컨도 없고... 다행히 엄마, 아빠가 계모임에 가서 안방에 가서 널부러졌다. 내 방에도 조그만 에어컨 하나 달자니까 엄마, 아빠가 내 돈으로 사서 달으랜다. 정말 치사해서... 빨리 시집을 가던지 해야지. 근데 보통 시집갈 때 가전기기는 신부가 해가던데 그럼 결국 내 돈으로 해가야 되는 거 아냐. 그 인간한테 방에 에어컨 있나 물어봐야 겠다. 남들은 여름이면 입맛도 떨어진다는데 난 애가진 여자처럼 왜 이렇게 이것저것 땡기는지 모르겠다. 냉장고에 먹을만한 것도 없구. 방바닥에 굴러다니는 양파링을 하나 집어 먹었더니 열라 눅눅하다. 아우~ 성질나~~ 하여간 엄마, 아빠는 이런 것 좀 먹고 남으면 봉지 입구 좀 잘 접어 놓으라니까... 접.. 2021. 1. 4.
러브스토리, 백수와 백조의 사랑이야기 [9~10] 백수와 백조의 사랑이야기 9편 일요일이다. 그녀를 만난지 일주일이 넘었다. 그녀를 만나 무언가 해야할거 같은데 웬지 답이 안나오는 셈처럼 갑갑하다. 이럴줄 알았으면 직장 다닐 때 돈 좀 모아놀 걸. 혼자 있을 땐 돈이 그리 절실한 줄 몰랐는데 아무래도 여친이 생기니까 좀 부담스럽다. 지금 이 나이에 무언가 가진 것이 없다는게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하긴 직장 다닐 때 빚 안진거만 해도 어디야. 얄팍한 통장이 오늘따라 안쓰럽게 느껴진다. 근데 저 PC방 알바하는 애는 왜 자꾸 내가 화장실 갈때마다 불안한 눈길로 야리는 것인지.. 아무리 동네라도 옷 좀 신경써서 입고 다녀야겠다. 드뎌 뽀록났다. 눈치 빠른 것들. "너 글코 그런 사이라며?" 무슨 큰 일이라도 난 것처럼 호들갑을 떨어댔.. 2021. 1. 4.
러브스토리, 백수와 백조의 사랑이야기 [7 ~ 8] 백수와 백조의 사랑이야기 [7편] 토요일인데, 그 인간한테 연락도 없구. 젠장.. 언니네 식구랑 월미도에 놀러갔다. 가면서 조수석에 앉았는데 형부가 자꾸 이것저것 물어본다. 자기 친구를 소개시켜 준다고 해서 괜찮다고 했더니 그러면 지네 과장은 어떠냐고 물어본다. 나이 얼마 안 먹었단다. 서른 아홉 이란다. 순간 핸들을 옆으로 돌려버릴려다 참았다. 하는 기사가 남의 일이 아닌 것 같았다.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더니 뒷자리에 앉은 언니들이 더 얄미웠다. "얘, 너 그러면 재취 자리 밖에 없다." 하며 자기들끼리 깔깔 거렸다. 조카들이 엄마 재취가 모야 하며 물어본다. 가족끼리 칼부림을 할 순 없단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을 생각해서 참기로 했다. 삶의 모든 것이 스트레스다. 차.. 2021. 1. 4.
러브스토리, 백수와 백조의 사랑이야기 [5 ~ 6] 백수와 백조의 사랑이야기 [5] 아... 최종 면접에서 또 떨어졌다. 도대체 멀쩡하게 회사 다니는 사람들은 무슨 능력으로 합격했는지... 별별 생각이 다 든다. 하긴, 내가 면접관이라고해도 취직시험보러 오는 놈들이 기왕이면 제 2 외국어로 일어도 좀 하고 또 왠만하면 중국어나 러시아어도 읽기 만이라도 했으면 좋겠다. 거기다 나이는 어리면서, 사회경험은 많으면 금상첨화겠지. 씨바.....차라리 슈퍼맨을 뽑지 그러냐..... 왜? 학창시절에는 리더였음 더 좋고 군대는 장교출신에다 옵션으로 운동은 만능이었음 좋겠지? 아... 자신없다. 물론 나 자신이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인정한다. 하지만 나도 열심히 살려고 노력은 했다. 학점 지랄 같은 건 내 잘못이지만 토익도 열심히 보고 한자 .. 2021. 1. 4.
러브스토리, 백수와 백조의 사랑이야기 [3 ~ 4] 백수와 백조의 사랑이야기 [3] "3번마!! 7번마!! 반마신 차이 입니다!! 결승선 통과하는 3번마 김규진 기수, 아!!! 11번마 이 2착으로 들어옵니다.!" 백수에게 휴일 날, 과천경마장은 참 좋은 곳이다. 100원 부터 걸 수있고 그리고 짜릿함을 느낄 수있다. 난 개인적으로 한 판에 2000원 이상 걸지 않는다. 뭐... 그니까 하루에 많이 잃어 봐야 극장비 정도였다. 물론 백수에게 그 돈이 어딜까마는.. 가끔 운 좋으면 일주일치 용돈을 따 갈때도 있다. 하지만 쪽 팔려서 항상 모자와 선글라스를 착용한다. 혹 아는 사람을 만날까봐 늘 조심스럽다. 언젠가 맨얼굴에 옆집 아저씨와 마주쳐서 서로 무안했던 기억이 늘 조바심을 일으키게 한다. 2번마와 5번마를 찍었을 때였다. 2번이 앞에 달리.. 2021. 1. 4.
러브스토리, 백수와 백조의 사랑이야기 [1 ~ 2] 백수와 백조사랑이야기 [1] 오늘 친구가 결혼한다. 내 나이 30하고도 몇 살 더.... 나만 솔로다. 대학도 졸업 안하고 일찌감치 결혼 한 친구는 애까지 끌고 와서 "아줌마한테 인사해야지~" 했다. 애만 아니면 한 대 후려 칠 뻔 했다. 친구들이 나 보고 부케를 받으란다. 이젠 지겹다. 남자도 없는데....부케가 다 무슨 소용이람. 안 받겠다고 했더니 오늘 받기로 한 애가 못 와서 내가 받아야 한단다. 지네들은 다 결혼을 해서 받을 수 없다나 어쩐다나.... 한참을 방방 뜨며 실랑이를 벌였지만 결국 내가 받기로 했다. 친구들이 너 성격 거칠어졌다며 안스러운 눈으로 쳐다본다. 그래, 나 노처녀에 백조다....어쩔래....지지배들아. 31살에 '삼초땡(30대 초반에 명예퇴직) ' .. 2021. 1. 4.
사랑을 말하다. "너 이렇게 예쁘게 웃는 건 누구한테 배웠어?" 날씨도 좋고 기분도 좋고 해는 이만큼이나 길어졌고 유난히 여유로운 저녁 두 사람은 천천히 걸으며 저녁 메뉴나 고민합니다. "뭐 먹지? 뭐가 맛있을까?" "뭐 먹고 싶은 거 없어?" 진짜 오늘은 네가 한번 골라봐 1년을 만났는데... 난 네가 골라주는 메뉴는 한 번도 못 먹어본 것 같아. 평소 메뉴 고르는 걸 수학 문제만큼 싫어하는 여자 그렇지만 남자의 말에 오늘만큼은 책임감을 갖고 진지하게 고민해봅니다. "어 그러면 우리 거기 갈까? 왜.... 예전에 파스타 먹었던 데 이름이 블루.... 뭐 그런 거였는데 기억 안 나? 왜 내가 물 한잔 다 쏟고..." 그런데 남자는 생각이 나지 않는다는 표정 여자는 더 열심히 설명하죠 "야외에 테이블 쫙 있고 가운데 큰 나무도 있고 체크무늬 테이블보 깔려있고..." 그.. 2021.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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